띠부씰 인기에 삼양도 탑승...'짱구' 열풍 조짐

SPC삼립 (57,900원 ▼300 -0.52%)의 포켓몬빵에서 시작된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씰(seal)의 합성어, 이하 띠부씰) 열풍이 삼양식품 (335,500원 ▲6,500 +1.98%) 스낵제품 짱구에도 옮겨붙을 조짐이다. 극악의 구매 난이도에 신물이 난 포켓몬 띠부씰 콜렉터들이 비교적 구입이 용이한 짱구 제품을 새로운 수집 대상으로 삼고 있는 까닭이다. 수집 재미가 비슷한데다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캐릭터 자체 매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보름간 삼양식품 짱구의 판매량은 30만개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52% 급증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94%다. 짱구의 한달 평균 판매량이 30만~35만개 수준임을 감안하면 2배 이상 팔리고 있는 셈이다.


삼양식품은 늘어난 수요에 맞춰 생산을 확대했다. 지난 보름간 삼양식품 원주공장에서 만든 짱구는 30만개다. 전년 동기 18만6000개보다 61% 많다. 띠부씰은 종전 100만장을 제작했지만 추가로 120만장을 더 찍는다.하지만 띠부씰 제작업체가 포켓몬 수요도 감당하고 있어 6주 뒤에 공급이 가능한 형편이다.

삼양식품의 띠부씰이 포함된 짱구 제품 출시는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부터 1탄 세계여행 시리즈를 내놨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평년과 비슷한 3개월간 100만개가 팔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30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2탄 직업여행 시리즈는 포켓몬빵 열풍과 맞물리면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한 대형마트 직원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짱구 띠부씰을 포스팅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생산 중단으로 희소성이 높아진 1탄 시리즈를 모으려는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일례로 대표적인 취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최근 삼양 짱구 갤러리가 생겼고, 하루 수십건의 구매 후기와 교환·판매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반응이 뜨겁다. 게시글 중에는 품절로 인해 온라인 주문이 취소됐다거나 띠부씰 중고거래 가격이 급등했다는 사연 등이 눈길을 끈다. 짱구 희귀 띠부씰의 경우 개당 1000원 정도인 짱구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5000~8000원에 거래되는 등 포켓몬의 열풍을 이어받는 모습이다.


짱구 띠부씰 인기에 계약관계가 끝난 판매처의 재계약 사례도 생겨났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로 판매가 중단된 편의점 CU는 이달 내에 짱구 재판매를 결정했다. 이마트24와 미니스톱도 짱구 출고를 요청한 상태지만 밀려드는 수요에 공급을 확정하지 못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대형마트(홈플러스, 롯데마트), 편의점(GS25, 세븐일레븐), 소매점(동네슈퍼) 등에서 짱구를 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꾸준하게 생산하고 있지만 띠부씰 관련 이슈로 수요가 늘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짱구라는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들이 과거 추억을 회상할 수 있었던 것이 인기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삼양식품 짱구 품절 사연 인증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