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무슨 차로 바꿔야 할까?…해답 보여준 '뉴욕오토쇼' [US포커스]

뉴욕오터쇼가 열리고 있는 뉴욕 맨해튼 재비스 컨벤션센터 /사진=임동욱 특파원

목요일 오전 10시54분, 뉴욕 맨해튼 34번가의 제이콥 K. 재비츠 컨벤션 센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인 뉴욕 국제오토쇼가 열리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지난 2년 연속 열리지 못했는데, 지난 13~14일(현지시간) 프레스데이로 막을 올렸다. 주말인 오는 24일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오전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입구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간단한 보안 검색대를 거쳐 이미 인터넷으로 구매한 입장권이 담긴 스마트폰 화면을 직원에게 보여줬다. 그것으로 끝.

불과 몇달 전과 비교해도 세상이 너무 달라졌다. 이제 더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카드와 사진이 붙은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안 보인다. 마스크 의무화가 풀리면서 사람들은 자유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메인 전시장이 나왔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익숙한 로고가 반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시 부스에는 이번에 새로 선보인 모델을 포함해 다양한 차량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 컨셉 모델을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은 문을 열고 타볼 수 있었다.

기아 EV6가 뉴욕 오토쇼에 전시돼 있다. /사진=임동욱 특파원

차량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인테리어를 살펴본다. 일반인이 보기에 흠 잡기 어려울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과 만듦새에 내심 놀랐다.

이미 전기차에 익숙한 일부 관람객들은 전시 차량의 상세 제원을 꼼꼼히 살피며 구매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대형 SUV '더 뉴 팰리세이드'와 '더 뉴 텔루라이드'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기아의 컨셉 전기차 EV9 /사진=임동욱 특파원

현대차는 자체 전기차 테스트트랙을 운영 중이었다. 이번 오토쇼에서 '2022 올해의 차' 대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시승차로 준비됐다.

줄을 섰다. 시승을 하기 위해선 현지 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관련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했다. 확인이 끝나면 현장 직원이 손목에 검정색 종이밴드를 붙여준다. 약 10분 정도 기다리니 차례가 왔다. 그런데 직접 운전은 할 수 없다. 실내 전시장 내 마련된 트랙이다보니 안전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보였다. 운전을 맡은 현지 직원의 옆 자리에 앉았다.

"이 차는 처음 타 보나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국인 직원은 이 차의 성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 했다. 급가속을 하니 목이 뒤로 꺾이는 느낌이었다. 전시장 중심부를 약 2바퀴 정도 도는, 3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전기차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차에서 내리니 시승 소감에 대한 설문을 받는 태블릿이 기다리고 있다. 설문을 끝내면 10달러 짜리 아마존 쿠폰을 선물로 받는다. 관람객들도 만족한 모습이다.

뉴욕 오토쇼 내 현대차 테스트트랙 /사진=임동욱 특파원

뉴욕 오토쇼에서 현대차의 전기차를 체험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임동욱 특파원

뉴욕 오토쇼에 전시된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제공=임동욱 특파원

현대차와 기아차 전시장을 지나면 일본 브랜드인 도요타와 인피니티, 렉서스 전시장이 나타난다. 많은 관람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미 시장에서 판매중인 모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하이브리드에 무게를 뒀던 도요타도 이제 순수 전기차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도요타의 전기차 bZX4

도요타 전기차의 구조모형 /사진=임동욱 특파원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스바루' 전시장이 있다. 미국에서 4륜 구동 성능으로 인기가 높은 브랜드인 만큼, 전시장도 자연과 모험을 테마로 꾸몄다. 이번 오토쇼에서 가장 전시장에 신경을 많이 쓴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 오토쇼 내 스바루 전시장 /사진=임동욱 특파원

전시장 가장 안 쪽으로 들어가면 미국 자동차 산업의 양대 브랜드인 '포드'와 '쉐보레'의 대규모 부스가 나온다.

포드도 이곳에 전기차 테스트트랙을 마련했다. 포드 전기차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시승을 위한 줄이 상당히 길었다.


옆에는 닛산이 부스를 차렸다. 닛산 역시 전기차 '아리야'를 전면에 내세웠다.

닛산 전기차 아리야 /사진=임동욱 특파원

약 3시간에 걸쳐 전시장을 돌아보면서 많은 아이들과 유모차를 만났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차량에 달려가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흔들며 즐거워 했다. 픽업트럭 적재함에 올라가 노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직 걷지 못하는 어린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전시장을 찾은 젊은 부부들도 곳곳에 보였다.

뉴욕 오토쇼 현장 /사진=임동욱 특파원

뉴욕 오토쇼 현장 /사진=임동욱 특파원

뉴욕 오토쇼 현장 /사진=임동욱 특파원

뉴욕 오토쇼 현장 /사진=임동욱 특파원

이번 뉴욕 오토쇼의 화두는 단연 '전기차'였다. 전시장 1층 전체는 전기차 테스트 트랙으로 마련됐을 정도다.

하지만 전시장을 놀이동산 처럼 누비는 아이들의 눈에는 전기차가 생소하거나 신기한 대상이 아니었다. 마치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