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관계"…'75년형' 죄수와 탈옥·잠적한 美 여성교도관

수감자의 탈옥을 도운 교도관 비키 화이트(왼쪽)와 수감자 케이시 화이트. /사진=CNN

수감자의 탈옥을 도운 미국의 한 여성 교도관이 수감자와 함께 사라졌다. 수사당국은 두 사람이 '특별한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당국은 지난달 29일 사라진 로더데일 카운티 구치소 교도관 비키 화이트와 수감자 케이시 화이트를 찾고 있다.


비키는 이날 아침 케이시가 정신 건강 평가를 받기 위해 법원에 가고 치료를 위해 병원을 가야 한다며 함께 구치소를 나섰다. 그러나 이날 케이시에 대한 정신 건강 평가는 예정돼 있지 않았고 병원 또한 들리지 않았다.

이후 비키의 순찰차는 구치소에서 1마일(1.6km)도 채 되지 않는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두 사람이 두 번째 차량을 통해 도망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아직 두 사람이 다른 차량에 탔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비키가 사라지자 그의 동료 교도관들은 충격에 빠졌다. 직장에서의 비키는 '모범적인 직원'으로 통했다. 게다가 비키가 사라진 날은 20년 동안 근무하던 직장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는 사라지기 한 주 전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약 한 달 전에는 집을 팔았다.


그의 어머니는 "비키가 강제로 끌려간 것인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가담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비키를 되찾고 싶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당국 역시 비키가 케이시의 인질로 잡혀갔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이 '특별한 관계'였다는 진술이 나오며 비키가 케이시의 탈옥을 지원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릭 싱글턴 보안관은 "우리는 케이시와 비키 사이에 어떠한 유대관계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다른 성격의 관계"라고 밝혔다.

케이시는 2015년 주택 침입, 차량 절도 등 혐의로 징역 7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2020년에는 2015년 발생한 여성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고 자백했다가 이후 무죄를 주장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비키에게는 탈옥을 허용하거나 조장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당국은 두 사람의 실종과 관련해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1만 달러의 보상금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