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불만에 이웃 2명 살해하고 "심신미약"?…법원 판단은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위층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을 사상한 30대 A 씨가 지난해 9월 29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아무 말없이 경찰관들과 법원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층간 소음에 불만을 품고 위층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30대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서 제1형사부는 지난 17일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5)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최고의 법익이자 가장 존엄한 가치로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흉기로 피해자 부부를 사망케 하고 함께 살고 있던 부모도 심한 상해를 입히며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점은 참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 속에서 숨졌으며 어린 두 자녀가 한순간에 부모를 잃은 점, 딸의 죽음을 지켜보면서도 심각한 신체 상해를 입은 부모의 정신적 고통과 남은 유족들이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할 정황을 고려할 때 피의자는 사회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참회하고 속죄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로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심신 상실 상태에서 범행한 후 자수했기에 감형해 달라는 A씨와 변호인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A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었다.

A씨는 지난해 9월 27일 오전 0시 33분쯤 전남 여수시 한 아파트 위층에 사는 일가족 4명에게 미리 준비해간 정글도와 등산용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휘두른 흉기에 40대 부부가 숨지고 60대 부모는 중상을 입었다.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위아래층으로 9년 정도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