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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선 맨날 찬밥? 450조 투자 '배터리'는 왜 또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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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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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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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의 재계쇄담]

삼성에선 맨날 찬밥? 450조 투자 '배터리'는 왜 또 빠졌나
삼성그룹이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발표한 향후 5년 450조원 투자계획에서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또 빠졌다. 삼성SDI가 3조원을 투자해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룹 수뇌부에서는 배터리 사업이 미래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삼성그룹이 중장기 투자계획을 내놓기 시작한 2018년 8월(180조원)과 2021년 8월(240조원)에 이어 배터리가 그룹 주요 전략사업 명단에서 빠진 것은 3번째다. 지난해와 이번 투자 계획에서는 반도체와 함께 바이오·차세대통신·신성장IT(인공지능 등)가, 2018년 계획에서는 인공지능·차세대통신·바이오·자동차 전장 중심의 반도체가 미래성장분야로 꼽혔다.

SK와 LG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그룹 전략 분야로 키우는 것과 달리 삼성이 상대적으로 이 분야에 소극적인 이유로는 우선 반도체 중심으로 굳어진 포트폴리오가 거론된다. 그룹 역량의 80~90%를 차지하는 반도체 비중이 워낙 큰 데다 향후 시장성과 국가 인프라 차원에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로 하면서 반도체와 바이오를 두 축으로 유관사업에 집중하기도 바쁘다는 분석이다.

삼성에선 맨날 찬밥? 450조 투자 '배터리'는 왜 또 빠졌나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들 사이에서는 배터리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앞으로 중국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배터리 분야는 기술력 측면에서 반도체에 비해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수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품 특성에서도 업체간 기술력 차이가 크고 고성능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큰 반도체와 달리 제품간 기술력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아 가성비가 더 주요 변수다 보니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하다.

현재 시장구도가 이미 중국 우위로 나타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의 점유율이 35%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계 점유율(26.3%)보다도 많은 것으로 집계된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과의 경쟁에서 세계 1위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CATL을 비롯해 중국 배터리업체의 투자도 공격적이다. CATL은 지난달 말 450억위안(약 8조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확정하고 생산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삼성에선 맨날 찬밥? 450조 투자 '배터리'는 왜 또 빠졌나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는 삼성의 입장에서는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거나 가성비 전략이 주효한 시장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에서는 품질 안정성이 핵심 키워드라는 점이 삼성의 배터리 사업 속도 조절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풀이도 있다. 배터리 품질 문제로 리콜 사태가 터질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LG의 경우 GM(제너럴모터스) 전기차 볼트EV의 잇단 화재로 1조4000억원의 리콜 분담금을 물었다.

한때 리튬 이온 배터리업계 1위였던 일본 소니는 2006년 6월 해외에 납품한 노트북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납품처였던 파나소닉, 애플, 델 등과 함께 리콜 문제로 시달리다 품질 신뢰성이 떨어지자 2016년 사업부 자체를 매각했다.

삼성에선 맨날 찬밥? 450조 투자 '배터리'는 왜 또 빠졌나

지난해 3월 삼성SDI 주주총회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배터리 투자에 보수적이라는 주주들의 질문에 "전기차 배터리는 고객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핵심 부품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발 빠른 생산능력 확보도 중요하지만 품질의 안전성을 확고히 다져가면서 성장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답한 것도 이런 배경으로 풀이된다.

최근 원자재 가격변동성이 커지면서 배터리업계에서는 군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당 175위안 수준에서 올 4월말 448위안으로 2.5배 이상 올랐다.

재계 한 인사는 "삼성SDI의 경우 2018년 폭스바겐으로부터 2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수주한 뒤 리튬 등의 가격이 폭등하자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급물량을 5GWh로 줄이면서 그룹 내부에서 경영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며 "그룹 자체의 사업 포트폴리오나 시장 전망, 사업 리스크 등이 면에서 삼성 경영진이 쉽사리 결단을 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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