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가격 오르는데, '이건' 내렸다… 왜?

왼쪽부터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3 듀오', KT&G의 '릴 하이브리드 이지', BAT로스만스의 '글로 프로 슬림'/사진= 각사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이 인하되는 추세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전날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3 듀오'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만9000원으로 기존 보다 1만원 내렸다. 기존 기기(아이코스 2.4 플러스, 아이코스 3, 아이코스 3 멀티 한정)를 반납하면 아이코스3 듀오 가격이 4만4000원으로 더 낮아진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체 담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대밖에 안 되는데 일본은 그 비율이 40%가량으로 더 크다"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KT&G는 지난달 신제품 궐련형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 이지' 가격을 기존 '릴 하이브리드 2.0'(8만8000원)보다 3만원(34.1%) 낮춘 5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2년여 만의 릴 하이브리드 신제품으로, 릴 하이브리드 2.0의 주요 기능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내렸다.

BAT(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로스만스는 지난 1월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프로'를 90% 할인된 99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2주간 5만원짜리 '글로 프로 슬림'의 1+1 할인 행사도 했다.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나서는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구매가 해당 기기 전용 전자담배 스틱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BAT로스만스의 경우 9900원 기기 판매로 전용 전자담배 스틱 '네오'의 점유율을 한 자릿수에서 10%대 초반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필립모리스의 경우는 수년간 이어오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시장 1위 지위를 KT&G에 내준 터라 다시 공격적인 가격 인하 마케팅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KT&G는 합리적 가격의 신제품을 통해 점유율 상승세 굳히기로 맞대응 중이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필립모리스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시장을 지배했다. 2017년 필립모리스 점유율은 87.4%였고 2018년 72.6%, 2019년 62.4%, 2020년 57.6%, 2021년 45.7%로 수년간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올해 1분기 2위로 밀려났다. 지난 3월 편의점 판매 기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시장 점유율 1위는 45.7%인 KT&G였고 필립모리스는 41.9%로 2위였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8151억원에서 올해 1조9527억원, 내년 2조109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커지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