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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낙태권 폐기 판결에 낙태약 수요 폭증...국내서 못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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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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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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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낙태권 폐기 판결에 낙태약 수요 폭증...국내서 못사는 이유는?
미국에서 낙태 권리를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지하면서 임신 중단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년 전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나온 이후 관련 입법 공백인 국내 상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임신 중단 의약품 허가가 지지부진해 유통·판매가 불법으로 막혀있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임신 중단 의약품 미프지미소(성분명 미페프로스톤·미소프로스톨)와 관련 "업체에 보완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라며 "제출 이후 검토 등을 거쳐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프지미소는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의 경구용(먹는) 임신 중단 의약품이다. 미프지미소는 자궁 내 착상한 태아를 떨어뜨리는 '미페프리스톤' 200㎎ 1정과 유산된 태아를 밖으로 배출시키는 '미소프로스톨' 200㎍ 4정으로 구성됐다. 수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허가 받지 않은 상태라 온라인에서 사고파는 불법 거래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임신중단 의료접근 실태와 정책 과제'에 따르면 최근 5년 내 임신 중단 경험자 602명 중 31%에 해당하는 189명이 의약품을 구입해 임신을 중단했다.

국내 품목허가 심사는 사실상 답보 상태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낙태죄 처벌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어 지난해 1월 낙태죄가 폐지됐다. 임신 중단 의약품 허가가 미뤄지는 데다가 낙태죄 폐지 이후 임신 중지를 허용하는 조건과 관련한 법안이 국회 계류되면서 관련 논의는 더디다.

현대약품 (5,600원 ▲30 +0.54%)은 미프지미소 국내 판권과 허가심사권을 확보하고 지난해 7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는 업체에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국내에서 허가가 미뤄진 것은 안전성 등 가교 임상과 관련한 논쟁이 불거지면서다. 가교 임상은 외국에서 임상시험을 거친 의약품이 국내 허가를 받을 때 내국인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의약품의 안전성이 인종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식약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국내 임상을 진행한다. 통상적으로 2~3년이 걸린다. 가교 임상을 진행하면 품목허가까지 2~3년이 더 걸린다. 식약처는 인종별로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는 약은 가교 임상을 면제한다. 의료계에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가교 임상 면제에 제동을 걸었다. 허가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대체입법의 부재와 정부의 약물 도입에 대한 정책 마련이 늦어짐에 따라 불법 약물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법 제도 개선 및 허용 절차 등 약물도입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임신중단 수술비용과) 약물을 포함한 의료비용을 건강보험에 적용해 보편적 공공의료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국내와 달리 판매가 합법인 미국에서는 최근 낙태 권리 폐지 판결이 나온 이후 이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여성의 낙태 권리를 사생할 보호에 해당한다고 보고 임신 중단 결정을 허용했다. 이를 뒤집으면서 임신 중지가 헌법상 권리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의 다수 의견 초안이 유출된 후 72시간 동안 미국에서 미페프로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의 검색 횟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이 약품 수요는 급격히 늘었다. 해당 의약품 처방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저스트필에는 판결일 예약 문의가 평상시보다 4배 많은 100건 정도 접수됐다.

미국에서 이 약이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은 것은 2000년이다. 임신 후 10주 이내에 복용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해 원격 진료를 통해 처방받고 우편 배송이 가능하도록 접근성도 높였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의약품 처방과 유전자 검사에 미칠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낙태를 금지하지 않는 주에서는 여전히 임신중절약을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다"면서 "낙태를 금지하는 주에 있는 임신한 개인들이 금지하지 않는 주에서 임신중절약을 구매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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