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디지털 고도화 나선 한화生···"앞선 기술력으로 도약"

한화생명 (2,915원 ▲5 +0.17%)은 2009년 4월 첫 해외영업을 개시했다. 처음으로 해외에 둥지를 튼 장소는 베트남이었다. 국내 굴지의 생명보험사라는 명성에 비해 늦은 해외 진출이다. 그만큼 신중하게 18개 생보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현지 시장에서 10여년 간 외국계로서 고군분투 중이다. 그 결과 신규판매액 기준 10위, 설계사 채널 신규판매액 기준으로는 6위에 오를 만큼 중견사로 거듭났다.

한화생명의 다음 스텝은 현지에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다. 이를 통해 현지 일류 보험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베트남에서의 연착륙을 기반으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영토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는 한화생명 글로벌 사업의 장기적인 계획도 현실화 해 나가고 있다.


한국인 임직원 3명뿐, 철저한 현지화로 베트남 공략한화생명은 베트남 법인을 단독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했다. 경쟁사들이 합작법인을 만들거나 현지 보험사와 제휴한 경우는 있지만 완전 자회사를 세운 건 당시 한화생명이 유일했다.

현지화도 강하게 추진했다. 법인장과 주재원 3명을 제외한 영업·교육·재무관리자 등 필요인력 526명을 모두 베트남 현지인들로 고용했다. 이 같은 전략은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 직원들과 현지 보험설계사들이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해 조직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또 현지 소속 직원들은 베트남 생명보험 시장과 금융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한국에서 간 직원들보다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화생명의 현지화 연착륙에 큰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다.


10여년간의 성장은 영업 성적으로 나타난다. 지난말 기준 신계약실적(APE)는 1조169억동(약 564억 4000만원)으로 2009년 첫 해 410억동(약 22억 8000만원) 대비 25배 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도 322억동(약 18억원)에서 3조8748억동(약 215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점도 3개에서 140개로 확대됐다.

디지털 자회사 HFT 2020년 설립…모바일 앱 'LIME'통해 선진화 기여 목표한화생명의 베트남에서의 다음 스텝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와 현지 맞춤형 상품개발이다. 우선 2020년 9월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 HFT(한화금융기술)이 베트남 디지털 금융의 선봉 역할을 할 예정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는 '그랩'이라는 수퍼 앱(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정도로 디지털 모바일 환경이 조성돼 있다. 한화생명은 다소 부족할 수 있는 고객 및 설계사들과의 접점 확대를 위해 고객 전용 앱과 설계사용 앱을 개발해 경쟁력 고도화를 꾀했다.

고객전용 앱 '라임(LIME)'은 지난해 8월 출시됐다. 보험사 일반 고객서비스 기능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생활 콘텐츠가 추가로 제공된다. 설계사들을 위한 앱 '라임 프로(LIME Pro)'는 올해 3월 첫선을 보였으며 리크루팅, 교육, 고객관리, 가입설계, 청약, 소득관리 등을 간편하게 담당할 수 있게 해 준다.

아울러 HFT는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 등 현지 회사의 디지털 전환(Digita Transformaiton)과 함께 베트남 금융 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고객 데이터 축적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의 디지털 경쟁력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 한화생명의 복안이다.

김동욱 한화생명 글로벌전략실장은 "베트남법인은 IT자회사와 HFT와 함께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 현지 MZ(20~30대)세대 등 신규고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통한 신사업을 가속화 하는 등 앞선 기술력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中·인니서도 디지털 통한 해외 영토 확장 날개짓베트남에서의 연착륙을 기반으로 현재 한화생명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영토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저장성 국제무역그룹과 함께 50% 지분을 투자해 항저우시에 2013년 1월부터 합작법인 '중한인수보험유한공사'로 영업을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COVID-19)에도 불구하고 첫 흑자를 냈을 만큼 고군분투중이다. 지난해 24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한화생명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도 2012년 현지 보험사를 인수해 2013년 10월부터 수도 자카르타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2019년 16억원의 첫 흑자를 냈고, 2020년 17억원, 2021년 24억원의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현지 수요가 높은 변액보험과 양로보험, 건강보험 등을 판매 중이다.

특히,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디지털 채널 보험 판매망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제2의 베트남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은 온라인 전용 저축성보험도 판매 중이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플랫폼 업체들과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