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사장님 아들, 2.9억 아끼려다"...새빗켐 정정공시 '빈축'

청약증거금 8조원이 몰린 새빗켐 (52,800원 ▲6,900 +15.03%)이 코스닥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최대주주 박용진 팀장 몫 수수료를 회사가 부담하게 꼼수를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에 투자자 항의가 빗발치자 새빗켐은 그제서야 대주주 수수료를 제외한 정정 공시를 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26일 새빗켐이 제출한 투자설명서에는 주관사 한국투자증권 인수수수료를 19억2249만9000원에서 16억2499억9000만원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새빗켐의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17만주를 구주매출하는 최대주주 박용진 새빗켐 팀장 몫의 수수료(2억9750만원)를 포함시켰다 다시 제외한 금액이다. 박용진 팀장은 박민규 새빗켐 대표 차남이자 새빗캠의 최대주주(31.60%)다.

앞서 새빗켐은 지난 7월20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당시 투자설명서에는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의 인수수수료가 신주모집금액 및 상장주선인 의무인수금액의 4%인 9억3210만원으로 기재됐다.

7월20일 최초 투자설명서 제출 당시 한투증권의 인수수수료였던 9억3210만원은 총 모집주식수인 107만주에서 최대주주의 구주매출 물량 17만주를 제외하고, 한국투자증권의 의무인수물량(3만2100주)을 더해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인 2만5000원을 곱한 금액이었다.


그런데 7월20일 당시 제외됐던 대주주 구주매출 수수료가 공모가 확정 뒤 25일 제출한 투자설명서에는 버젓히 포함된 채 공시됐다. 7월25일 정정된 투자설명서에는 구주매출 물량 17만주를 포함한 수수료가 19억2249만9000원이라고 기재됐다.

대주주가 부담해야할 구주매출 수수료를 회사(새빗켐)가 부담하도록 계산한 것이다. 구주매출은 대주주 개인과 증권사간 거래로 회사(새빗켐)가 인수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7월20일 투자설명서에 없었던 구주매출 물량이 7월25일 투자설명서에는 포함되면서 회사측이 부담할 비용이 2억9750만원 증가했다.

이미지=임종철 디자인 기자

게다가 한투증권 측은 희망공모가 밴드 2만5000원~3만원이던 새빗켐이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3만5000원에 확정하자 수수료율을 1%포인트 올려 5%로 상향했다. IPO(기업공개) 수수료율은 정하기 나름이지만 기술특례상장 같은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면 통상 1.5%~3% 수준에 결정된다.

대주주 수수료와 주관사 한투증권의 수수료율 상향에 새빗켐이 한국투자증권에 내야할 인수수수료는 당초 9억3210만원에서 19억2249만9000원로 106.3% 급증했다. 이는 모두 기업공개로 상장회사가 될 새빗켐이 떠안게 된다. 대주주와 주관사 한투증권은 모두 이득을 보면서 회사 측이 비용을 떠안게 되는 그림이다.

그러나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새빗켐의 꼼수 수수료 증액을 파악한 투자자들은 투자설명서가 정정된 7월25일~26일 이틀간 주관사 한투증권과 금융감독원에 항의전화를 돌렸다.

공모주 베테랑 투자자 A씨는 "대주주가 부담할 구주매출 수수료를 회사가 부담하는 꼴이 됐다"며 "대주주 수수료가 비록 2억9750만원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는 회사의 손실이자 결국 주주의 손실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항의에 결국 새빗켐은 7월26일 정정 공시를 냈다. 인수수수료율 5%는 유지하되 대주주 몫 구주매출 수수료( 2억9750만원)를 제외한 것이다. 이에 최종 인수수수료는 16억2499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주관사 한국투자증권 측은 정정 공시에 대해 "발행사인 새빗켐 측 담당자의 단순 계산 실수"라고 해명했다.

한편 새빗켐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으로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 3만5000원을 100% 웃도는 7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장 초반 30% 오른 9만1000원을 잠시 터치하기도 했다. 4일 코스닥 시장에서 새빗켐은 시초가 대비 2500원(3.57%) 오른 7만2500원에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새빗켐은 지난 7월25~26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청약경쟁률 1724.96대 1을 기록하며 대박을 냈다. 청약 증거금으로 8조750억원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