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보다 재산 많으면 새출발기금 '원금탕감' 없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일부 은행권에서 제기된 새출발기금의 원금감면율을 10~50%로 낮춰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금융당국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감면율을 10~50%로 낮추면 기존 채무조정 제도보다 원금감면을 줄이는 형태가 돼서다. 또 자산이 빚보다 많은 차주는 원금감면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새출발기금의 원금감면율을 은행권 주장과 같이 10~50%로 축소하면 이는 코로나 피해로 자금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해 기존 제도보다 원금감면을 축소하자는 주장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8일 밝혔다.


금융당국과 은행권 등은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운용 방안을 현재 논의 중이다. 90일 이상 장기연체를 겪고 있는 금융채무불이행자는 원금의 60~90%를 감면해주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원금 감면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과도한 원금감면이 도덕적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에 대한 이해 부족에 발생한 잘못된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새출발기금의 기본 구조와 채무조정 원칙은 현행 신용회복위원회 워크아웃과 법원의 개인회생 등과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피해 상황과 재정지원을 고려해 감면율을 일부 조정했는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신복위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의 원금감면 한도는 보통 0~70%다. 법원의 개인회생 제도의 경우 별도 제한이 없다. 이들 제도를 이용한 차주의 평균 감면율은 신복위 44~61%, 법원 개인회생 60~66%다.

기존 제도와 비교해 60~90%의 원금감면율이 과도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금감면율 90%는 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만 70세 이상의 고령자 등 사실상 원금상환여력이 없는 사람에 한해 적용된다. 신복위 워크아웃도 기초수급자, 장애인등 사회취약계층에게는 최대 90%를 감면해준다.

또 원금감면은 담보가 없는 신용채무만 이뤄진다. 해당차주가 보유한 재산보다 많은 부채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예컨대 신용부채가 1억원인데, 부동산 등 자산이 1억5000만원이면 자산보다 빚이 적어 원금감면을 받을 수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의 채무조정은 원금 감면 손실을 은행권이 전액부담하지만 새출발기금은 추경을 통해 편성된 재원에서 손실을 일부를 부담한다"며 "금융채무불이행자가 7년간 정상금융 거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환능력이 있는 차주가 고의 연체를 할 유인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