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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은 지구 '물불' 안가리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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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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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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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잠겨 있다. 2022.08.08.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잠겨 있다. 2022.08.08.
서울·인천·경기 등 중부지역에 하루 400㎜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대기환경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를 근본원인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획기적인 온실가스 절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지성 폭우는 물론 가뭄과 폭염이 반복되는 '극한 기후'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사망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 7명(서울 4명·경기 2명·강원 1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 서울 관악구에서는 전날 오후 9시 7분경 침수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이 고립돼 끝내 구조되지 못하고 숨졌다. 동작구에서는 같은 날 오후 8시 29분쯤 주택 침수로 여성 1명이 숨졌고,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감전 사고로 사망했다. 서초구에서는 지하상가 통로, 음식점, 하수구 인근에서 모두 4명이 물길에 휩쓸려 실종됐으며 경기도 광주에서도 하천 범람에 따른 급류 휩쓸림으로 2명이 실종되는 등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침수 피해로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서 230세대 39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집중호우 대처 관계기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인명 피해 발생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집중 호우가 며칠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긴장감을 가지고 총력 대응해달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산사태 취약지역, 저지대 침수 우려 지역, 이런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 통제를 실시하고, 기상 상황에 따른 도로 통제 정보를 국민들께 신속히 안내해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집중호우는 시간당 강수량이 기상관측 역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상이 일상화된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 재난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경기)=뉴시스] 김종택기자 =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굴당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 내려 있다. 2022.08.09.
[광주(경기)=뉴시스] 김종택기자 =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굴당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 내려 있다. 2022.08.09.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서울시 연평균 강수량 1500㎜ 중 20~30%에 해당하는 강수량이 하룻밤 사이에 쏟아진 것"이라면서 "국지성 폭우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온실가스로 지구 온도가 상승해 대기로 유입되는 수증기가 늘어났고, 습한 상태에서 강수 조건이 만들어지면서 이번처럼 국지성 폭우가 쏟아졌다는 것. 윤 교수는 "이번 비는 2018년 6월말 일본 서남부에서 폭염과 홍수가 복합적으로 닥친 경우와 유사하다"면서 "연평균 강수량은 늘지 않지만 이번처럼 비가 안 오다가 여름철 집중호우가 많아지는 극한 기후 현상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일본 서남부 지역에선 사흘간 최대 1000㎜의 기록적 물폭탄이 쏟아졌다. 서일본 전역이 마비됐고 2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이 지난해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와 공동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이 현 추세로 이어지면 70여년 뒤인 21세기 말 일부지역에선 일 강수량 800㎜ 이상의 물폭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19세기 후반) 이전보다 1.1℃ 상승했다. 이에 주요국들은 파리협정 등 기후변화 협약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제로)으로 만들어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낮출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전력 질주해도 극한 기후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기후모델링 전문가인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기후변화를 시뮬레이션 해보면 앞으로 동아시아 지역은 홍수로 인한 다수의 피해가 예상되며 특히 지구 평균온도가 1.5℃ 상승하기 전부터 늘어난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100년에 한 번 쏟아질 폭우나 폭염이 점점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환경, 재난 정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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