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만 당한다고? 뜬금없는 이 '문자'에 20대도 속았다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고도화하고 있다. 나이와 성별, 직업에 따라 다른 심리적 취약점을 악용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KB국민은행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비정형 텍스트 분석 기술을 통해 고객센터 금융사기 피해 상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보이스피싱 수법이 연령대별 생애주기적 특징을 악용하는 방식으로 지능화했다고 11일 밝혔다.

우선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의 주요 피해자는 고연령층이다.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대포통장으로 이체를 유도하는 '메신저피싱' 피해가 많았다. 60대 여성이 주로 피해를 봤다.

20대도 보이스피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허위 결제 문자'에 속아 해킹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게 되고, 개인 정보를 탈취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뜬금없이 해외 결제가 됐다는 등 문자는 의심할 필요가 있다.

상황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노리는 보이스피싱도 있었다. 저금리로 대출을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정부나 금융사를 사칭하는 등 방식이다. 특히 50대 남성의 피해가 컸다.

택배사 사칭 수법도 있다.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 택배를 보관하고 있다고 속인 후, 해킹 페이지에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이 경우는 50대 여성이 주요 타깃이었다.

국민은행은 보이스피싱 수법별로 피해에 취약한 성별과 연령대가 존재하는 만큼 금융사들이 고객 연령과 특성에 근거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은행은 고객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할 때 KB 인증마크를 활용하고 이동통신사의 화이트리스트(금융사에서 문자 발송 시 사용하는 공식 전화번호)를 통하는 등 사칭 문자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KB스타뱅킹 앱에 악성 앱 탐지 기능도 적용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래컨택센터(FCC)' 구축 사업을 통해 고객센터로 접수되는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을 실시간 탐지하고 선제적 경보를 발동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