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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매기는 세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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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승순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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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8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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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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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존립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려면 재정수요가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누군가에게서는 반드시 세금을 걷어야 한다. 그렇다면 세금은 언제 어느 곳에 매겨야 하는가? 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 곧 담세력은 어느 곳에 존재하는가?

큰 틀에서 말하면 담세력은 우리가 살면서 갖게 되는 모든 재화나 용역의 '가치'에 존재한다. 재화나 용역의 가치가 담세력을 지니는 것은 그것이 우리에게 효용과 만족, 다시 말하면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행복은 주관적인 것으로서 똑같은 재화를 소유하거나 소비하더라도 그에 대하여 느끼는 행복지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행복의 크기에 따라 세금을 매길 수는 없다.

따라서 세금은 납세자가 느끼는 주관적 행복이 아니라 재화나 용역의 크기라는 객관적 수치에 따라 매길 수밖에 없고 그와 같은 재화나 용역의 크기는 결국 돈으로 환산될 수밖에 없다. 즉, 누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며 얼마의 재산을 보유하는가 하는 세 단계가 과세의 계기가 된다. 이처럼 소득, 소비, 재산이라는 객관적 잣대로 담세력을 재어 세금을 거두어야 공평하다는 것이 오늘날의 일반적인 관념이다.

요즘 종종 제기되는 사회적 이슈로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세금 문제가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공기 좋은 교외에 세컨드 하우스를 보유하는 것이 삶의 중요한 생활패턴의 하나가 되었다. 도심에 거주하면서 교외에 거주할 공간을 마련하여 주말에 들러 쉬기도 하고, 직장 출퇴근이 자유로운 사람은 매주 며칠씩 오가며 생활하기도 한다. 전국이 일일생활권으로 바뀐 요즈음 그 소재지는 반드시 도심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지만도 않는다. 사용 용도나 빈도가 사람마다 다르나 대체로 호화로운 별장식 건물이 아니라 사람의 주거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구조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세법이 이와 같은 세컨드 하우스에 대하여 지나치게 중과한다는 데 있다. 일단 현행 세법은 세컨드 하우스를 용도에 따라 구분하여 주거 용도로 사용하면 주택으로 취급하고 휴양 용도로 사용하면 별장으로 취급한다. 주택으로 취급되면 1세대 2주택이 되어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도 받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는 한편 별장으로 취급되면 이와 같은 불이익은 피할 수 있으나 극히 고율의 취득세와 재산세를 부담하게 된다(평균적으로 주택에 비하여 취득세는 3배, 재산세는 40배 가량을 부담한다).

조세의 기능에는 국가 재정수요를 조달하는 것 이외에 경제정책적 기능을 도모하는 것이 포함된다. 따라서 경제정책적으로 타당하다면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중과세가 정당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별장에 대하여 중과세하는 과세체계는, 옛날 주택과 별장을 구조와 면적 등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과세하고 별장이 부유함이 상징이던 시절의 유물이다. 당시 별장에 대하여 그 가액에 따른 누진과세를 넘어 중과세한 취지는 극히 소수 부유층에 대한 과세라는 점 이외에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정책적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시골의 전원주택이든 아파트 단지이든 상관없이 용도에 따라 구분하고 그 시설이나 구조도 대부분 고급주택과는 거리가 멀므로 종전의 호화별장에 대하여 중과세하던 입법취지는 더 이상 관련이 없게 되었다.

한편 다주택 보유에 대하여 중과세하는 취지는 통상적으로 주택에 대한 초과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데에 있다고 설명된다. 그러나 주거 수요는 주택의 소유뿐 아니라 임차 등 다른 형태에 의해서도 충족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정책목적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일뿐더러 세컨드 하우스는 대부분 주택의 초과수요와 무관한 지역에 위치하므로 실태를 살피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세제상 불이익을 가할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국가의 정책목적 수행에 관한 판단기준을 명확하게 정립, 제시하고 그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보유세와 양도세를 부담시키는 원칙적인 방안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고 선언하고 있다(헌법 제10조). 국가의 구성원인 개인이 제대로 재충전해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개인의 생산성이 높아져야 국가 전체의 생산성도 높아지며 개개의 국민이 행복하여야 나라 전체도 행복하게 된다.

단순한 과세의 크기의 문제를 넘어 불합리한 세제는 국민의 조세회피 심리를 조장하고 편법에 대한 유혹을 제기하기 마련이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과세체계와 그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방치한 채로 진정한 복지국가의 꿈을 이루기는 어렵다.

정책적 타당성이 없는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지나친 중과세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에 대하여 매기는 부당한 세금으로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임승순 변호사
임승순 변호사

[임승순 화우 고문변호사는 조세전문그룹을 이끌고 있다. 각급 법원 판사 및 부장판사로 근무하다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에서 퇴직하였고, 국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국무총리 행정심판 위원회 위원,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 위원, 서울지방국세청 조세법률고문,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민간위원을 거쳐 현재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등 조세 관련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세계 법조인명록 Corporate Tax 분야 한국대표변호사 선정되는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대표적인 저서인 '조세법'은 세법분야의 대표적인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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