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지역주택조합사업 시행자가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수용권을 갖는 경우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민간 사업이지만 관할관청이 해야 할 각종 도시계획사업까지 진행하면서 이제는 토지수용권을 갖는 지역주택조합 사업 시행자도 등장을 하게 됐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사업과의 관련성
분명 사인이 소유한 임야인데도 각종 규제로 묶여 개발을 하지 못하는 산이 있다. 국가에서 도시계획시설사업을 할 예정인데 지금은 예산이 없으니 일단은 묶어 둔 것이다. 이러한 제한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사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하여 위헌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규제가 풀린 곳도 많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꼼수에 의해 여전히 규제 대상인 지역이 태반이다. 이때 그러한 도시계획시설사업 부지와 인접한 곳에 아파트 건축 사업을 하겠다며 지역주택조합이 결성되고 그와 동시에 인근에 공원등 공공시설을 지어 기부채납을 하겠다고 사업시행자가 나설 경우 관활관청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못하는 것을 하겠다고 하니 반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주택조합 사업자는 관할관청으로부터 원활한 인허가 협조도 받고 공공시설 부지는 강제수용을 하면 될 것이니 일석이조인 것이다.

전세경 변호사/사진제공=로투마니(Lotumani)법률그룹

지역주택조합 사업 부지에 토지를 소유한 지주의 고민
이 같은 사업부지 인근에 토지를 소유한 토지주는 고민이 깊어 질 수 밖에 없다. 분명 아파트건축사업을 하는 민간 시행사인데도 본인에게 말도 안되는 가격을 제시하며 협조하지 않으면 강제수용을 하겠다고 협박을 하니 말이다. 강제수용은 공익사업을 위해 국가가 수용권이라는 칼자루를 사업 시행자에게 쥐어주는 것인데 민간사업자가 수용권을 들고 나타나 내 땅에서 나가라 하니 말이다.

수용권의 근거 조문을 살펴보면 흔히 국토계획법이라 불리는 국토의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요건을 갖추어야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칙적으로 위와 같은 민간사업자가 공익사업을 위한 수용권을 갖기 위해서는 사업부지 토지주의 일정비율 동의를 얻어와야 하는등 법 적용을 받기가 까다롭다. 그런데도 민간사업자가 아파트 옆에 도로를 개설하겠다, 공원을 만들겠다 등의 주장을 하며, 기존 도시계획으로 묶어놓은 토지의 개발계획을 본인들의 민간사업과 결부시켜 관할관청을 설득하면 관할관청은 국토계획법 규정을 엄격하게 심사하지 않고 시행권을 줘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수용권이라는 강력한 칼 자루를 주는 이유는 사업시행자가 공익사업을 한다는 명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행자의 실제 의도는 아파트라는 민간개발사업을 하여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에 있지 인근에 공원을 잘 만들어 시민들의 편의 증진을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다. 설령 공원을 멋있게 만든다 하여도 이는 아파트 분양권를 비싸게 팔기 위해서지 공익적 목적이 충분하여서가 아닌 것이다. 실례로 위와 같은 공익과 사익의 이중적 지위를 갖는 사업시행자가 공원을 짓겠다고 하고는 본인들이 건설하는 아파트의 주민들의 편의 위주로 공원 진입로를 만들어 외부에서는 출입조차 어렵게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토지주는 도시계획시설로 토지의 개발이 묶여 몇십년을 기다려온 사람이다. 이럴거면 국가에서 사주기라도 할 것이지 그럴 의무는 없다고 한다. 나아가 이제는 아파트 사업을 한다는 사람이 등장해 본인이 사 주겠다고 하면서도 전체 토지중 극히 일부만 편입시켜 사겠다고 하거나 그마저도 헐 값에 간단한 협의만 한 후 바로 강제수용에 들어가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토지주는 이중 삼중으로 국가 제도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관할관청은 마치 도시계획시설 사업을 하는 양 그 사업권을 지역주택조합 사업자에게 넘겨 버리고 정작 지역주택조합 사업자는 본인들의 사익만 불리기 위하여 공익사업은 흉내만 내는 것이라면 과연 그 중간에 낀 토지주의 구제 방법은 무엇인가. 본인 소유 토지를 갖고 있어도 위와 같은 규제와 사업 속에 잘못 엮이게 되면 이것은 명백한 사인의 재산권 침해에 해당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관할관청이 민간개발업자에게 수용권을 부여할 때에는 관련법의 적용에 한치의 오류도 없는지 엄격하게 심사를 하여야만 할 것이다. /글 로투마니(Lotumani)법률그룹 전세경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