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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돈 17조에 꼬이는 파리떼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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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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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3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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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헬싱키·르아브르 호 르포 /사진=김훈남
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헬싱키·르아브르 호 르포 /사진=김훈남
상반기 말 기준 해운사 HMM에 유보된 현금성 자산은 12조원을 웃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상운임이 10배로 급등한 결과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만들어준 독과점의 이익이다. 2017년 초 정부는 한진해운을 죽였고, 동시에 현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상선(HMM)만 떼어 KDB산업은행 아래로 흡수 구조조정했다.

올해 말 HMM 유보현금은 15조~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3년간 총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넘어선다. 그간 정부가 투입한 돈의 3배 정도다. 하지만 HMM 시가총액은 10조원 남짓에 불과하다.

시총이 보유현금보다 낮은 까닭은 이를 소유한 정부 덕분(?)이다. 정부 지분 40.65%를 산업은행(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나눠 들고 있는데 이들은 옥상옥이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HMM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행해 인수한 영구채 2조6000억원 어치가 주가 목줄을 죄고 있다. 내년부터 영구채가 단계적으로 주식 전환되면 5억주가 넘는다. 현재 유통주식 총수가 4억8903만주인데 그보다 많은 주식이 풀릴 계획이니 주가는 오버행 이슈로 더 오를 리 없다.

지난해까지 산업은행이 관리하던 HMM은 올 초부터는 지분이 더 적은 해진공이 도맡았다. 해진공은 한진해운을 없앤 정부가 침체된 해운업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팔을 비틀어 부산에 안긴 선물이다.

설립 주도는 해운업을 반토막낸 박근혜 정부가 시작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실은 문재인 정부가 따먹었다. 해양금융 도시를 원한 부산의 표심을 잡기 위해 문재인 정부도 공사 설립을 마다치 않아서다. 초대 사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중·고등학교 친구인 황호선 부경대 교수가, 2대 사장은 김양수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맡았다.

올 초부터 HMM은 해진공이 '경영지원단'이라는 이름으로 단장 포함 4명을 파견해 관리한다. 십수조 원 현금을 가진 글로벌 선사를 해운업 관련 비즈니스 노하우가 선사 과장급에도 못미치는 전직 공무원이나 공사 직원이 좌우하는 꼴이다. HMM 관리가 주요 사업인 해진공은 2018년 설립 당시 52명이던 임직원이 올 초 169명까지 3배 늘었다. 이명박 정부가 만들었던 정책금융공사와 비슷한 팽창 속도다.

관료 출신인 조승환 장관(행시 34회)은 "공공이 해운업을 계속 가져갈 수 없다"면서도 "민영화 매각은 유연하게 추진할 것"이라 했다. 돈 잘 버는데 당장 팔 필요가 뭐 있냐는 투다.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로 해경을 잃은 해수부 마피아가 굴러들어온 복을 쉽게 차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분이 더 많지만 경영권을 잃은 산업은행에도 해수부는 지분을 함부로 팔지 말라고 압박한다고 한다. 이대로 영원히 모드다.

HMM을 보고 있노라니 어쩐지 기시감이 든다. 15년 전 산업부와 산업은행은 달러박스로 불리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유연하게' 하겠다고 해놓고서 포스코는 자격상실로, 한화는 보증금 몰취로 인수를 불허했다. 주인 없던 회사에 파리떼만 꼬이던 대우조선은 5년 후부터 대통령 줄을 타고 연임한 CEO들이 분식회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정부는 대우조선을 21년째 끌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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