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그]임플란트 세계 최대 공장을 가다…200여대 기계 풀가동

홍성조 오스템임플란트 생산본부장(부사장). /사진=오스템임플란트

"가장 많이 팔린 제품 보단 가장 믿을 만한 제품이란 말을 듣고 싶습니다."

1997년 설립된 오스템임플란트는 설립 20년이 지난 2017년 첫 글로벌 임플란트 판매량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린 이후 5년 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임플란트 업계 1위(매출 기준) 기업은 스트라우만이다. 하지만 스트라우만이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과 디지털 덴티스트리나 장비 등 인수합병 등으로 덩치가 커진 만큼, 판매량만 놓고 보면 오스템임플란트가 앞선다.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글로벌 판매량은 650만개 수준이다. 2위 기업 대비 190만개 많은 수준이다.


국산 임플란트 업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높은 가성비와 품질이 꼽힌다. 임플란트의 품질기준은 사용편리성과 정밀도, 빠른 골반응, 장기 안정성 등이다. 시술자인 치과의사가 사용하기 편리한 동시에 술식민감도가 낮고, 식립된 임플란트와 빠르게 고정돼야 한다. 또 고정된 임플란트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환자가 오랫동안 잘 사용할수 있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를 위해 디자인 설계와 표면기술을 개발 800종에 달하는 다양한 임플란트 생산 기술을 구축했다. 26개국 30개 해외법인을 통해 나날이 수요가 다양해지는 국가별 기준에 맞춰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회사는 글로벌 5만6000개 이상의 치과를 고객으로 확보,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거둬들이고 있다.

제품 개발이 시장 영향력 강화를 위한 초석이라면, 양산 기술은 직접적인 판매와 수익성 제고를 위한 또 다른 핵심 요소다. 회사가 지난해 매출액(8247억원)의 11%인 800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하면서, 생산 공정에 대한 투자에도 무게를 실은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 해운대구 석대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 생산본부. /사진=오스템임플란트

부산 해운대구 석대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 생산본부는 개발된 제품을 양산하는 핵심 생산기지다. 약 1350평 부지에 500명이 근무 중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생산본부는 한국과 미국 중국 3개국에만 존재한다. 특히 부산 생산본부는 회사 매출액의 65%에 해당하는 물량을 담당하는 중심축이다.

임플란트 핵심요소인 임플란트(치근), 상부(지대주), 연결체, 시술키트 등 임플란트 완제품(세트)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공장이다. 단일공장 기준으론 세계 최대 규모로 올해 기준 월 평균 140만세트를 생산할 수 있다. 글로벌 업계 1위 기업인 스트라우만의 바젤 공장의 2배에 달하는 생산력이다.

강렬한 오렌지색 외관의 6층 규모 생산본부 내부는 분주히 가동 중이었다. 임플란트 원재료인 티타늄봉을 완제품까지 완성하는 모든 공정이 가능한 시설이다. 가공실 내부에 들어서자 임플란트를 200여대 설비들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늘어서 있었다.

오스템임플란트 부산 생산본부 직원이 임플란트 가공을 위해 원재료인 티타늄봉을 CNC 선반에 투입하고 있다. /사진=오스템임플란트

티타늄봉을 임플란트 가공장비인 CNC 선반에 투입하면 절삭과 가공, 세척 등을 거쳐 2분~3분이면 제품의 기본적 외형이 완성된다. 표면처리를 마친 임플란트는 반도체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에칭'(화학약품으로 표면을 부식시켜 정밀 가공) 과정을 거친다. 그 이후 최종 세척과 조립 등을 거쳐 제품이 완성되는 식이다. 엄격한 검수가 이뤄지는 만큼, 멸균과 포장을 마친 완제품이 출고되는데는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CNC 선반에서 표면처리를 마치고 기본적 외형을 갖춘 임플란트. 사진 아래의 티타늄봉이 위의 기본형태로 변경되는데는 2~3분이 소요된다.

오스템임플란트 부산 생산본부는 품질 향상을 위해 도면을 베이스로 한 제품설계와 체계적 직원교육, 사후 고객관리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생산본부에서만 한달에 열번 이상의 정기회의를 열고, 도출된 내용을 중앙연구소에 전달한다. 연구소는 이를 반영해 제품 품질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홍성조 오스템임플란트 생산본부장(부사장)은 "공정의 첫 시작이 되는 가공의 경우 실무 인력들이 제품의 최종 사용목적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회사는 초기부터 제품의 목적을 분명히 교육해 작은 부분부터 품질을 끌어올리려 노력 중"이라며 "품질은 물론 생산력 향상, 원가 절감 측면의 아이디어를 직원이 직접 내 시연하고 채택된 건에 시상을 하는 경진대회도 7년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제품 출고 이후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한 사후 관리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단순 세일즈 직원의 방문이 아닌 엔지니어급 직원이 참여해 제품 기능상 문제와 시술 과정에서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 등을 꼼꼼히 청취하고, 제품에 반영한다. 생산이 아닌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꼼꼼한 품질관리는 생산 품질과도 이어져 현재 0.015%에 불과한 초기 불량률을 유지 중이다.

홍 본부장은 "우리 직원들이 즐겨쓰는 말 중 '우문현답'이란 말을 가장 좋아한다. 우리는 원래 뜻과 다르게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로 사용 중이다. 꼼꼼한 현장 점검을 통해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 가장 많이 팔리는 임플란트 보다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임플란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