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IDC 사고는 '국가 재난'…정부가 예방·훈련·대응·복구 챙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MI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사회적 영향력이 큰 디지털 서비스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사고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이를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에 포함하도록 법·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또 부처 내 '디지털 위기관리본부'(가칭)를 상시 조직으로 설치해 대응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5일 SK C&C의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제도와 기술을 혁신해 나갈 방안을 만든다고 21일 밝혔다.
데이터센터·디지털서비스 "정부 재난 대응에 포함"과기정통부는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가 그간 재난 대응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앞으로는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에 포함해 △보호 계획 수립 △정기 점검 △합동훈련까지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서비스가 멈추면 우리나라 사회·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큰 타격이 발생한다"며 "기간통신망은 물론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사고도 재난으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적용 대상을 일정 규모 이상의 디지털서비스로 한정해 초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규제 부담을 걱정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조사반을 통해 이번 사고의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대책과 데이터센터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보호조치 강화방안 등을 마련한다. 아울러 소방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전국 데이터센터·기간통신망의 소방과 전기 설비 등을 점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서비스의 안정성 향상을 위한 전략 기술 개발에 나선다. 우선 화재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화재위험이 낮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또 통신 재난 상황을 대비해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위성인터넷 기술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고 발생 시마다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기보다는 가칭 '디지털 위기관리 본부'를 상시 운영해 디지털 인프라와 서비스의 재난예방·훈련·대응·복구 등 전 주기적 점검·관리 체계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대응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앞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2022.10.15./사진제공=뉴시스

과기정통부, 부가통신사업자 소집…화재 대응, 서버 이중화 점검과기정통부는 이날 오전 박윤규 제2차관 주재로 열린 '국내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 안정성 긴급 점검회의'에서 정부의 이 같은 구상을 주요 부가통신사업자들과 공유한다. 회의에는 구글, 넷플릭스, 메타플랫폼스, 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 아마존웹서비스(AWS), 지에스네오텍 등이 참석했다.

박윤규 제2차관은 "부가통신서비스는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 역할을 하는 만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분야 전문가 등과 문제점을 세밀히 분석해 기술·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또 주요 부가통신사업자의 비상상황에 대비한 보호조치 긴급 점검이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전력 차단, 화재 등 유사시에 대비한 서버 이중화, 트래픽 분산 등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운영·관리 현황을 공유했다. 또 앞으로 이상 징후 조기 발견, 서버 다중화 방안, 이용자 고지방안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만드는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SK C&C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에 대한 긴급 복구가 완료돼 서버 가동을 위한 기본전력을 100% 공급하고 있고, 카카오와 네이버 서비스 대부분이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다만 SK C&C는 UPS 예비전력까지 완벽하게 복구하는 데는 빠르면 3주가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또 카카오와 네이버는 당분간 디지털서비스에 일시적인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과기정통부는 SK C&C 데이터센터 소화설비의 적정성과 구역별 전원관리, 카카오의 서버 이중화 체계의 적정성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