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서·용산 철도차량기지 덮어 주거·녹지공간 조성 검토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전(현지시간) 파리 리브고슈 마세나 지구에서 송현정 건축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복합개발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곳은 수서차량기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23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대표 재개발 지역인 '리브고슈'를 둘러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내 철도차량기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대신 상부를 덮어 위를 개발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지가 있는 곳 주민들을 보면 대부분 이를 외곽으로 옮겨달라고 하신다"며 "하지만 경기도 등에서 그걸 받겠다는 곳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가 복합개발 방식을 대안으로 고민하게 된 이유다. 현재 서울시엔 시가 관리하는 수서차량기지 등 9개 철도차량기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맡고 있는 수색차량기지 등 6개 철도차량기지가 있다.

오 시장은 "시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곳 중에 대표적인게 수서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용산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그가 방문한 '리브고슈' 지역은 철도 상부에 인공지반을 조성한 뒤 그 위에 주거와 상업, 녹지 공간 등을 건설한 곳이다. 파리 지역의 대표적인 재개발 지역이자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장에 들어선 오 시장은 "소음도 없고, 진동도 없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쾌적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어디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 왔는데, 주거로서도 업무공간으로서도 어떤 용도로 쓰더라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며 철도의 입체적 활용 방안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브고슈 지역은 지상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나 상가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공지반이지만 거리 곳곳에 나무가 들어차있고, 작은 정원들도 조성돼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오 시장이 "나무뿌리가 내려가려면 지하 몇 미터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해설을 맡은 송현정 건축가는 "데크의 두께가 5~10m로 두껍게 돼 있다"며 "거기에 크게 화분을 써서 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송 건축가는 이어 "오히려 철도가 지하화되면서 주변 지역의 건물 가치가 높아졌다"며 "분진이나 소음도 없고 센느강으로 바로 연결도 된다"고 말했다. 저이용 유휴부지였던 공간을 활용하면서 지역의 경제적 가치까지 높인 셈이다. 오 시장은 "단절된 동서, 남북 간을 연결하는 기능도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시는 수서·용산 등 철도차량기지의 입체적 활용을 위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으로 민간의 창의적인 제안을 폭넓게 수용하고 중앙정부와도 적극 협력해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