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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감면법 믿고 투자했는데 갑자기 개정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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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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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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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화우의 조세 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국회 본회의장./사진=뉴스1
국회 본회의장./사진=뉴스1
법령이 개정되면 개정 전 법령(구법)에 규정된 과세특례가 개정 후 법령(신법)에는 규정되지 않거나 과세특례의 내용이 변경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구법이 적용되던 당시의 행위가 새로운 법이 시행되는 기간에 어떻게 적용될지가 논란이 되는 경우가 적잖다. 이를테면 기업이 연구·인력개발비를 투입해 향후 몇년간 법인세·법인지방소득세 감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했는데 신법에서 이 같은 규정이 개정돼 혜택이 없어지거나 줄어들면 신법과 구법 중 어느 것이 적용될까 하는 문제다.

세법에선 원칙적으로 납세의무 성립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법령을 적용한다. 통상 신법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칙에 경과규정을 두기도 한다. 경과규정이란 법령을 제·개정하는 경우 구법의 질서로 유지되던 종전의 지위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신법과 구법 중 어떤 것을 적용할지를 명확하게 하는 경과조치를 담은 규정이다.

세법의 경과규정은 '일반적 경과규정'과 '개별적 경과규정'으로 나뉜다. 일반적 경과규정은 '시행 당시 종전 규정에 따라 부과·감면됐거나 부과·감면해야 할 OO세에 대해선 종전 규정에 따른다'는 형태로 개정 법률 전반에 적용된다. 반면 개별적 경과규정은 '시행 전 재산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경우 OO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 규정에 따른다'는 형태로 개별 규정에만 적용된다는 내용이다. 개별적 경과규정처럼 개별 규정에 대해 명확히 규정된 경우 해석의 여지가 별로 없을 것이다.

경과규정의 해석이 모호하다면 세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납세의무가 성립한 때의 신법을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납세자의 신뢰를 보호해 종전 법률을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신법 시행 이후 과세요건이 충족된 경우 세법 적용의 일반원칙에 따라 신법이 적용되지만 구법에 대한 납세의무자의 신뢰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유리한 구법을 적용해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판례엔 △납세의무자에게 불리한 조세법령 개정 △경과규정의 존재 △원인행위 당시 종전 규정에 장래의 한정된 기간 동안 원인행위에 기초한 과세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경우 비과세·감면한다는 내용의 존재 △종전 규정에 대한 신뢰를 기초로 원인행위를 해 법적지위·법률관계를 형성했는지 여부 등이 모두 충족된 경우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예외적으로 납세의무 성립 당시의 법령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행위가 이뤄진 당시의 종전 법령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돼 있다.

앞서 예로 든 연구인력개발비 문제처럼 최근 신·구법 적용을 둘러싼 소송이 다수 진행 중이다. 납세자 신뢰보호가 쟁점화된 사건이다.

2014년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법인지방소득세가 '법인세 과세표준'을 과세표준으로 하는 독립세 방식으로 전환됐다. 반면 개정 전 지방세법에선 법인지방소득세가 '법인세액'을 과세표준으로 삼는 부가세 방식이었다. 즉 개정 전 법인지방소득세는 법인세액을 기초로 산출됐기 때문에, 법인세액이 산정될 때 법인세법을 근거로 세액공제·감면·이월공제를 받으면 법인지방소득세가 산정될 때도 이같은 혜택을 함께 누리는 구조였다.

그런데 개정 지방세법은 법인지방소득세를 독자적으로 산출하도록 개정하면서도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법인지방소득세에 대한 세액공제·세액감면 규정을 두지 않았다. 다만 부칙에서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부과 또는 감면하였거나 부과 또는 감면하여야 할 지방세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 사이에선 '개정 지방세법이 적용되는 2014 사업연도 이후의 법인지방소득세를 산출할 때에도 경과규정에 따라 개정 전과 동일하게 법인세법 등에 따른 세액 감면 및 세액공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다툼이 생겼다.

이 사안에서 구법을 적용해 세액감면·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판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하지만 요건이 모두 충족됐는지, 특히 납세자의 신뢰가 마땅히 보호돼야 할 정도인지에 대해선 과세관청과 납세의무자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납세의무자들은 당시 연구·인력개발비를 지출하면 당해 사업연도에 세액공제를 받거나 최저한세 제한 때문에 당해 사업연도에는 공제받지 못하더라도 그 다음 사업연도부터 5년간 이월해 공제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연구비를 지출했으니 이월 세액공제에 의한 법인지방소득세 감액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과세관청은 납세의무자의 주장은 이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기대일 뿐이라는 점에서 마땅히 보호돼야 할 정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어떨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법령이 개정될 때는 신·구법을 어떻게 적용할지, 효력은 어떻게 되는지 등이 다방면으로 검토된다. 하지만 간혹 예상치 못한 간극이 생기면 분쟁으로 수년 동안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수도 있다. 이런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선 법령을 개정할 때 △개정 취지 △다른 법령과의 관계 △법령 안에서의 조문간 연계 등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또 필요하다면 정확한 경과규정을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경진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 화우
이경진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 화우

[이경진 변호사는 삼일회계법인 조세변호사를 거쳐 서울지방국세청 송무과장, 중요소송T/F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법인세, 국제조세, 상증세 등 다양한 세목의 수많은 사건을 처리했다. 국세청과 회계법인에서 쌓은 실무경험과 조세법 지식을 바탕으로 각종 조세문제에 대한 자문 및 심판, 소송사건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 후 현재는 서울고등검찰청 국가송무상소심의위원회, 국세청 정보공개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위원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편, 국세청 조사관을 대상으로 전략적 소송수행기법에 관한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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