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으로 마음의 짐 훌훌' 첫 판 흔들린 외야 듀오→하루 뒤 결자해지 [KS2]

SSG 최지훈이 2일 한국시리즈 2차전 5회말 투런포를 때려내고 있다./사진=뉴스1

결자해지다. 1차전 패배에 마음의 짐이 있었던 선수들이 2차전에선 승리를 이끌었다. 외야수 최지훈과 한유섬이다.

SSG는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


SSG는 1차전에서 10회 연장 끝에 졌다. 패배 과정에는 실책이 있었다. 마운드에는 '에이스' 김광현이 올랐지만 연이은 야수들의 실책 남발에 그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김광현은 5⅔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실책 상황을 보자. 첫 실책은 한유섬이 기록했다. 김광현은 5회 2사 1루에서 송성문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때 우익수 한유섬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고, 그 사이 1루 주자가 2,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오면서 점수를 내줬다.

SSG는 6회에도 실책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리그 최고 중견수로 평가받는 최지훈이 그랬다. 6회초 2사 1루에서 김태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때 최지훈이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나가던 도중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났고, 공이 옆으로 튀었다. 타구를 잡기에는 이미 늦었고, 설상가상으로 최지훈이 미끄러지면서 굴러가는 공을 바라만 봐야 했다. 그 사이 1루에 있던 이정후가 홈까지 들어오면서 SSG는 3-2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최지훈의 플레이는 실책으로 기록되지 못했지만, 실책성 플레이였다.


자신들의 플레이로 팀이 진 거 같아 미안함이 컸다. 자책도 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최지훈과 한유섬은 방망이로 결자해지했다. 사실 이날도 수비는 불안불안했다. 최지훈이 전날 플레이 상황 때문인지 소극적인 모습이 나왔다. 3회초 무사 1루 키움 송성문이 친 타구가 우중간을 갈랐는데, 빠른 발의 최지훈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어 보였다. 하지만 최지훈은 쇄도하기 보단 뒤로 물러났고, 한유섬이 바운드 된 공을 잡아 내야 쪽으로 송구했다. 공을 놓치자 선발 투수 윌머 폰트가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

수비의 아쉬움은 바로 타격으로 지워냈다.

최지훈은 정규시즌 애플러를 상대로 타율 0.143(7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이는 기우에 그쳤다. 애플러를 상대로 펄펄 날았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부터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최정, 한유섬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라가레스의 2루 땅볼 때 최지훈이 홈을 밟았다.

팀이 3-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섰다. 이번에는 우익수 쪽으로 안타를 때려냈다. 최정이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고, 한유섬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오버런이 발생했으나 재빠르게 오른 손으로 터치해 세이프됐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범타에 그치면서 추가 득점은 하지 못했다.

최지훈의 하이라이트는 5회였다. 3-1로 추격을 허용한 5회말 1사 1루에서 다시 애플러를 만났다. 볼카운트 0-2에서 4구째 커브를 받아쳤다. 2구째에 헛스윙을 하다 발목이 꺾였지만 아픔을 참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강하게 휘두른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맞추면서 우측 담장을 넘겼다. 그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었다. 달아나야할 때 결정적인 장타가 나왔다.

반면 최지훈이 펄펄 나는 동안 한유섬은 침묵했다. 1차전에서 1안타를 때려내긴 했지만 찬스에서 병살타를 쳐 고개를 숙였다. 이날도 이어졌다. 첫 타석 볼넷을 제외하고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필요할 때 한 방이 나왔다. 한유섬은 팀이 5-1로 앞선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김태훈의 2구째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한유섬 역시 한국시리즈 1호 홈런을 만들어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이렇게 최지훈과 한유섬은 호쾌한 한 방으로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SSG 한유섬이 1점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