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됐던 최악의 출정식, 월드컵 앞두고 잡지 못한 팬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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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김명석 기자

11일 아이슬란드와의 월드컵 출정식이 열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 관중석 모습. /사진=김명석 기자

11일 축구 대표팀과 아이슬란드의 평가전이 펼쳐진 화성종합경기타운 관중석이 비어있다. /사진=뉴스1

그동안 뜨거웠던 A매치 열기는 없었다. 유럽파가 소집되지 못한 데다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62위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 여러모로 최악의 월드컵 출정식이 될 것이라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아이슬란드와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렀다. 최종 명단 발표를 하루, 결전지 카타르 출국을 이틀 앞둔 시점에 열린 그야말로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그런데 이날 경기장 분위기는 A매치, 나아가 월드컵 출정식이 맞나 싶을 정도로 썰렁하기만 했다. 소수의 붉은악마를 중심으로 경기 내내 응원이 펼쳐지긴 했지만, 채워진 관중석보다 빈 관중석이 훨씬 많았던 탓에 열기는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예견됐던 일이기도 했다. FIFA가 주관하는 A매치 기간이 아닌 상황이라 유럽파가 소집이 되지 못한 데다, 상대마저 FIFA 랭킹 62위의 아이슬란드였다. 더구나 아이슬란드마저도 시즌이 끝난 자국리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절반이 넘는 선수들은 23세 이하 선수들로 꾸려졌다.

여기에 서울월드컵경기장 등이 아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화성에서 경기가 열렸다는 점에서 흥행 실패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1만 5274명, 화성종합경기타운 정원(3만5270명)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관중에 그친 이유였다.

아직 경쟁이 진행 중인 일부 포지션이 있긴 하지만, 상대 전력이 워낙 약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평가조차 쉽지 않았다. 다른 팀들이 카타르 등 인근 지역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팀과 진정한 평가전을 치르는 반면, 국내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겠다는 의지가 만든 풍경이었다.

설상가상 이날 경기 도중 박지수(김천상무)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벤투호에 또 다른 부상 악재만 생기게 됐다. 이날 한국은 송민규의 결승골을 앞세워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여러 모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운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