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한전 적자에…'전력도매가 상한제' 다음달부터 시행

지난 9월 서울 중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다음달부터 한국전력 (21,050원 ▲150 +0.72%)공사가 발전공기업과 민간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오는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SMP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전력 도매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한전의 적자폭 확대와 이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을 막기 위해서다.

27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지난 25일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SMP(전력도매가) 상한을 두는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올 때 적용하는 도매가격에 상한을 둔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국무조정실 심의를 통과한 SMP 상한제는 이달말까지 전기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승인 등을 거쳐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SMP 상한제가 시행되면 직전 3개월간 SMP 가중평균이 최근 10년 평균값의 상위 10% 이상일 경우 제도가 발동된다. 상한가격은 최근 10년 가중평균 SMP의 1.5배 수준으로 1개월 동안 적용된다.

SMP 상한제는 3개월을 초과해 연속해서 적용할 수 없고, 1년 후에는 조항 자체가 일몰된다.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상한제가 연속해서 적용되면 3월에는 SMP 상한제 조건에 해당되도 적용할 수 없다. 또 상한제는 발전기 용량 100㎾(킬로와트) 미만 발전소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다음달 곧바로 제도가 시행되면 SMP 상한 가격은 1㎾h(킬로와트시)당 약 160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SMP는 1㎾h당 251.65원을 기록했다. 상한제가 시행되면 한전이 발전사에 지불하는 구매단가는 약 90원 낮아지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SMP 가중평균은 107.76원으로 1년 동안 가격은 134% 가량 올랐다. 올 겨울엔 1㎾h당 3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SMP 상한제와 관련한 우려를 이해하고 있고, 가격에 대한 직접 개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피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에너지 위기 상황이고 에너지 국민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통을 조금씩 나눌 필요가 있다"며 "한시적으로 한 3개월 정도 한 번 하는 고육지책"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5월 정부가 SMP 상한제 초안을 발표했을 때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민간 발전업계에서는 최근 정부 고시안에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2개 에너지 협단체로 이뤄진 SMP상한제 공동대책위원회는 중재안으로 1.5배가 아닌 1.75~2배를 적용해 ㎾h당 200원대 범위 내에서 정산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