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유통 수명 증가…5만원권 15년 최장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오만원권 등 전지은행권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온라인 거래가 늘고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현금 사용이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화폐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은행권 유통 수명 추정 결과'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전년에 비해 지폐 유통수명이 최대 9개월 정도 증가하는 등 전 권종에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5만원권 유통수명은 181개월(15년 1개월)로 전 권종 중 가장 길게 나타났다. 1년 전(14년 10개월) 보다 3개월 늘었다. 1만원권과 1000원권 유통수명은 1년 전 보다 4개월, 9개월씩 늘어나 각각 135개월(11년3개월), 70개월(5년8개월)로 추정됐다. 5000원권은 63개월(5년3개월)로 1년 전과 같았다.

유통 수명은 신권이 한은 창구에서 발행된 후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폐기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은행권 유통 수명은 △자체 내구성 △화폐 사용 습관 △사용 빈도 등에 따라 결정된다. 1000원권이나 5000원권 등 저액권의 경우 거래 등에 사용되는 빈도가 많아 고액권에 비해 수명이 짧다.

이같이 은행권 유통수명이 증가한 것은 비현금 지급 수단 사용 확대, 온라인 거래 증가에 따른 현금 사용이 줄어들은 영향이라는 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은행권 유통 수명은 저액면과 중간액면은 긴 편이고 고액면은 중간 수준이다. 우리나라 지폐 중 최고액면인 5만 원권은 액면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거래에 널리 사용되면서 영국(492개월)·미국(275개월) 등의 최고액면 지폐에 비해 수명이 짧았다.

은행권 재질이 다른 호주 100달러는 330개월, 스위스 1000프랑은 240개월 등으로 나타났다. 현금 사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로존 200유로(142개월)나 일본 1만엔(54개월) 등에 비해서는 유통 수명이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