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제로'에서 시작하는 뮤지션 [뉴트랙 쿨리뷰]

박진영,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이 지난 18일 첫 솔로 앨범 'Chapter 0: WITH(챕터 0: 위드)'를 발매했다.


'Animal(애니멀)'부터 끝곡 '편지'까지 5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2번 트랙 'Cotton Candy(코튼 캔디)'와 '편지'까지 두 곡이다. 갓세븐 멤버에서 배우, 그리고 자작곡을 실어넣은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진영은 자신의 뿌리와 새 얼굴 사이를 잔잔하게 오간다. 진영은 'Chapter 0: WITH'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엮어낸 단편소설집" 같은 앨범이라고 소개한다. 진영이 음악으로 완성한 한 권의 책은 담백하게 자신의 내면을 독백한 에세이집 같기도 하다. 나릇한 목소리와 진실된 감성은 그의 음악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재작년 싱글 'DIVE(다이브)'로 자작곡을 선보였던 진영은 'Chapter 0: WITH'를 완성하기까지 배우와 갓세븐 활동을 겸하며 바삐 살았다. 그 사이 출연작만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야차',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즌1,2 '악마판사' 등이 있다. 두 가지 일을 해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잘해내는 건 더 어렵다. 그러나 진영은 자신이 발을 담그고 있는 포지션 모두에서 프로페셔널하다. 갓세븐은 여전히 사랑 받는 K팝 그룹이고, 배우 박진영은 안정적인 기반에 올라섰다.

박진영,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Chapter 0: WITH'는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새로운 가능성과 열정을 보여준다. 애틋한 목소리로 한 곡 한 곡 써내려간 모든 곡들에서 음악에 대한 진영의 귀한 마음이 엿보인다. 모든 가사에 실제한 자신을 빼곡하게 실어넣고, 그 낱말을 뱉는 입술이 진실되도록 진심을 담는다. 마음따라 써내려간 촉촉한 멜로디는 말간 기운을 옮겨낸다.



공허함에 허덕이며 "외로움과 쓸쓸함 그 안에서 살아가는 난 누굴까"('Animal')라며 무기력하던 때를 돌아보며 쓴 첫 곡, "달콤함에 내일을 약속"('Cotton Candy')하게 될 정도 받았던 사랑에 감사함을 담아 누른 두 번째 곡, 운명처럼 맺어진 '우리'라는 관계 속 "자연스레 하나가 되어 무지개가 되어가"('너를 만남이란 기적')는 기적 목격했을 때의 경이를 담아낸 세 번째 곡, "잘 자요 그대처럼 예쁜 꿈만 꾸길 바"('잘 자')란다며 사랑의 달콤함을 담뿍 녹여낸 네 번째 곡, 마지막으로 "시간 지나도 우리 서로를 바라볼 때 항상 웃을 수 있길"('편지')이라며 작별에 실어넣은 애틋함 마음을 담아낸 끝곡까지.


직접 써내려간 가사와 멜로디, 또 노래 소개말에 진심이 묻어나지 않는 것들이 없다. 화려한 기교없이 떠낸 음정들은 그래서 달뜨지 않게 진심들을 청자의 마음 속에 안착시킨다. 늘 사력을 다하는 그의 진정성이, 'Chapter 0: WITH'라는 결과물을 통해 다시 한번 대중의 호감을 따뜻하게 품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