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김치' 분노 잊게 한 국산 金치…'저가' 중국산 물밀듯이 들어왔다

코로나19(COVID-19) 거리두기 영향과 알몸김치 파동으로 2년간 수입량이 급감했던 중국산 김치가 지난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방역기준이 완화된데다 고물가 영향으로 저가 김치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까닭으로 풀이된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2022년 국내 수입식품 등 검사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가공식품 수입량은 신고기준 649만4542톤으로 예년과 비슷한 1.1% 증가했다. 가공식품 중 수입량 상위품목은 식품원료, 과일채소가공품, 김치, 정제소금, 맥주 순이다.


이중 김치 수입량이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1년 24만3124톤에서 지난해 26만3498톤으로 8.4% 증가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외식업이 다시 살아나고 국내 물가상승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김치의 소비량이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치 수입량은 2019년 30만6619톤으로 정점을 기록했다가 이듬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식수요가 급감하면서 28만1021톤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2021년에는 3월 발생한 중국산 알몸김치 파동으로 감소폭을 더 키웠다. 알몸김치 파동은 비위생적인 중국산 김치 생산방식이 공개되자 이에 격분한 소비자들이 중국산 김치를 거부한 사건이다. 국내 수입김치는 중국산이 99.9%를 차지한다.


중국 김치가 외식문화 회복과 고물가 영향으로 수입이 늘어난 반면 수입맥주는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맥주수입량은 23만1148톤으로 전년도 26만102톤 대비 11.1% 감소했다.

'만원에 4캔' 마케팅으로 수요가 급증했던 수입맥주는 2019년 36만2020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0년 10만톤 가까이 수입이 줄어 27만9643톤을 기록한 것은 2019년 일본의 보복성 경제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산 불매운동 영향이 컸다. 당시 국내 수입맥주 1위 브랜드 아사히를 비롯해 기린이치방, 삿뽀로 등 일본 브랜드들은 사실상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 틈을 국내 수제맥주업체들이 파고 들어 시장을 넓혔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와인과 위스키(하이볼)가 성장하면서 수입맥주는 더 설 자리를 잃었다는 평가다. 국내 수제맥주시장은 2019년 800억원에서 2020년 1180억원으로 늘어났고, 와인 위스키 수입량은 2019년 7만228톤에서 지난해 11만3742톤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음료분야는 중국이나 일본같은 주변국의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적지 않다"며 "갈등이 격화돼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 큰 변화가 생기지만, 회복하는 속도는 상황이나 품목마다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