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다음? 대화형AI…SKT 유영상 "에이닷, 글로벌 서비스로"

SKT 유영상 사장이 지난 26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사진제공=SKT

"마이크로소프트(MS)는 고작 3%(점유율)의 검색 시장에서 80% 넘는 구글을 공격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주도적 서비스를 건너뛰는 게 AI(인공지능)다. 스마트폰에서는 고객이 채팅에 익숙하지만, 앞으로 디바이스 혁명이 이뤄지면 대화형 UI(사용자환경) 활용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에이닷(A.)이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다"

유영상 SK텔레콤 (51,300원 ▲300 +0.59%) 사장은 AI 서비스 에이닷을 'AI 컴퍼니' 비전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채팅 중심의 챗GPT를 뛰어넘는 대화형 AI에 지속 투자하고, 전 세계 통신사와 협업으로 에이닷을 글로벌 서비스로 키워내 AI 시장의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야심 찬 포부다.


SK텔레콤은 지난 26일(현지시각)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3'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AI를 모든 곳에(AI to Everywhere)'라는 비전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이 보유한 AI 서비스·기술을 활용해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AI 전환), △핵심 비즈니스모델(Core BM) △ESG(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 등 5대 영역을 중심으로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거짓말 않고 마음 어루만지는 에이닷… 3월 개편 "슈퍼앱" 목표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한국어 거대언어모델을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분야에 상용화한 '에이닷'은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을 확보했다.

유 사장은 에이닷의 성공적 안착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서비스 고도화 및 글로벌 진출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높은 수준의 '지식 대화'와 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감성 대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앱 전환 또는 검색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목적 대화' 등을 탑재해 차별화에 나선다. 또 에이닷에서 활용할 서비스는 현재 30여종에서 향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에이닷 아바타 캐릭터로 펭수·뽀로로·루피 등 인기 캐릭터를 채택하는 등 내달 서비스 개편에 나선다. 유 대표는 "실질적 슈퍼 앱으로의 진화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모델이 에이닷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2023.1.24/뉴스1

글로벌 진출도 추진한다. 유 대표는 "챗GPT의 사례를 보면서 에이닷도 국내에만 머무를 수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닷은 언어, 문화, 서비스 등에서 각국에 맞는 현지화가 필요하다"며 "모든 글로벌 통신사가 활용할 수 있는 '텔코(통신사) 특화 LLM(거대언어모델)을 만들고, 각국 통신사가 가져다 각자에 맞게 런칭하는 서비스"를 제시했다. 또 "적어도 AI 서비스에선 텔코가 빅테크에 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모델에 대해선 "고객 확보가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업무를 도와주든, 외로울 때 친구가 되든, 어떤 역할이라도 잘한다면 고객은 지불할 의향이 충분할 것"이라며 "많은 고객이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UAM 2025년 상용화…모빌리티 오빌레이터 진화"유 대표는 UAM(도심항공교통) 상용화, 자율주행 솔루션 패키지 등을 바탕으로 "'모바일 오퍼레이터'에서 '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UAM의 경우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유 사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제도 개편에 적극적인 만큼 한국이 가장 빠르게 UAM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활용 모델도 도심 간 운송 수단 등을 넘어 관광 부문에서의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유 사장은 "제주와 남해안 다도해 등의 관광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기 프로젝트인 '자율주행'은 AI 솔루션 영역의 진출을 염두에 뒀다. 내년 출시 예정인 '사피온'의 자율주행 전용 반도체와 최근 지분투자를 결정한 '팬텀AI'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SK텔레콤 '누구 오토'의 인포테인먼트·차량제어 등 상용화 경험을 더하면 "글로벌 탑 수준의 자율주행 솔루션 패키지를 갖출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다.

2500개가 넘는 제휴처, 월 400만 이상이 접속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는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와 웹3 시스템 등 경제시스템을 도입한다. 유 사장은 메타버스 활성화가 더디다는 지적에 "전체 MAU(월간활성이용자)의 10%가 해외에서 나왔고, 동남아에서도 가입자가 유입 중"이라며 "소비자에 소구하면 메타버스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MWC에선 '도이치텔레콤' 'T모바일' '악시아타' '셀컴디지' 등 글로벌 통신사업자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누구든 환영, 경쟁사도 OK"…K-AI 얼라이언스 구축 선언

(왼쪽부터) 팬텀AI 조형기 대표, 사피온 류수정 대표, 베스핀글로벌 이한주 대표, SKT 유영상 사장, 몰로코 안익진 대표, 코난테크놀로지 양승현 CTO, 스윗 이주환 대표, 투아트 조수원 대표/사진제공=SKT

유 사장은 AI 혁신을 SK텔레콤 혼자가 아닌, 기술력을 갖춘 AI 테크기업들과 동맹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겠다며 'K-AI 얼라이언스' 구축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기자간담회에 팬텀AI, 사피온, 베스핀글로벌, 몰로코, 코난테크놀로지, 스윗(Swit)', 투아트(TUAT) 등 얼라이언스 파트너사 대표들과 함께 나섰다.

유 사장은 "K-AI 얼라이언스 파트너사들과 함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모든 세대·기업·산업이 AI를 누릴 수 있도록 AI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며 "미국과 중국에 비해선 우리의 AI 역량이 한참 부족하다. 경쟁사를 포함해 AI를 잘 할 수 있는 국내 기업, 절반 이상을 얼라이언스에 모으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간담회를 마치며 AI 서비스는 고객에 더 가깝게 다가감과 동시에 글로벌로 확장할 것이며, 이동통신과 미디어 등 기존 사업에서는 AI를 통해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 고객도 AI를 통한 생산성 혁신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SKT의 AI 혁신을 요약했다.

SKT 유영상 사장은 "5대 영역의 AI 혁신은 SK텔레콤이 가진 AI역량의 실체를 고객의 일상에 구현하는 것"이라며 "모든 고객이 AI를 누릴 수 있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Everyone) 세상을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