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입법절차 하자 있지만 '검수완박' 유효"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정경훈 기자
심재현 기자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반대 토론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표결에 부쳐 가결을 선포한 것은 잘못됐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하지만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데 절차적 하자는 없어 법 효력은 유지됐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유상범·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법사위 법률안으로 각각 가결 선포한 행위에 대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인용 결정했다.

헌재는 다만 두 법안에 대해 제기된 가결 선포행위에 관한 무효확인청구 및 국회의장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검수완박법의 입법 과정이 잘못됐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법안이 본회의 등에서 의결된 것을 두고 효력을 정지시키지는 않은 것이다.

아울러 헌재는 검수완박 조항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김선화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등 검사 6명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이같은 헌재 판단에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일부) 위헌·위법이지만 (법률이) 유효하다는 결론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다수의견인) 다섯분의 취지가 앞으로도 이렇게 회기 쪼개기, 위장탈당 입법을 해도 괜찮은 것처럼 들린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는 지난해 6월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사건을 기존 6대 중요범죄(경제·부패·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부패·경제범죄 등 2가지로 축소하고 수사개시 검사가 공소제기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때 검사의 보완수사 범위를 축소하고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배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도 함께 국회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