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도 인신매매…'식별지표'로 피해자 조기발견

/삽화=뉴스1

앞으로는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지표'가 생겨 피해자 조기발견이 쉬워진다. 인신매매 범죄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조기식별 여부가 피해자 구제에 핵심인 만큼 이를 문항으로 지표화해 피해자를 신속히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다.

여성가족부는 2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1차 인신매매 등 방지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인신매매등방지정책조정협의회'에 자리에서다. 협의회는 지난 1월 시행된 '인신매매 등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인신매매방지법)'에 따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주재로 열렸으며, 여가부를 비롯해 교육부와 외교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11개 유관 부처가 참여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피해자 식별지표' 최초 도입이 핵심 골자다. 인신매매 범죄의 경우 대부분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더 큰 피해로 이어지기 전에 피해자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여가부는 식별지표를 통해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별지표는 크게 행위·수단·착취 목적 등 세부 점검항목으로 구성됐다. 행위는 모집과 운송, 은닉, 인계·인수 등의 요소를 나타내는 4가지 점검항목으로 구성하고, 수단은 위력, 위계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수단으로 구분했다. 착취는 공통적 요소와 각각의 유형별(성매매·성적 착취·노동력 착취·장기 적출)로 항목을 구성했다.

경찰 등 수사기관 및 관계 공무원은 피해자식별지표의 점검항목을 적극 활용해 피해자 여부를 확인한다. 관계기관의 장은 피해자의 국적과 성별, 연령, 직업적 특성을 고려해 지표의 항목을 추가하거나 문구를 수정해 활용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는 매년 1월31일까지 관계기관으로부터 활용 실적을 제출받아 인신매매등방지정책조정협의회에 보고한다.

여가부는 특히 인신매매 등 피해 상담과 정보제공과 긴급상황 발생 시 수사기관 연계, 피해유형별 맞춤형 지원을 위해 관계부처 상담센터 협력 등을 위해 '인신매매 등 피해 상담전화'를 새롭게 개설해 운영한다.


또 인신매매 등 범죄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사건의 신속한 조치를 위해 수사기관 간 협력체계와 피해자의 수사·재판 절차상 권리 보호도 강화한다. 중앙정부 단위에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중앙피해자권익보호기관'을, 시·도엔 피해자 발생건수와 여건 등을 고려해 '지역피해자권익보호기관'을 각각 설치할 방침이다.

여가부는 아울러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도 나선다. 인신매매를 '사람매매'에 한정하거나 납치와 감금, 폭행 등 기존의 단편적인 결과 중심 인식에서 탈피해 착취 목적과 수단, 행위요소를 서로 연관지어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한다. 담당 공무원 등에 대한 체계적 교육과 기업의 인신매매 등 예방과 방지 노력도 지원하고 강화한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인신매매방지법은 2021년 4월 공포됐으며, 지난해 12월 시행령이 마련됐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 장관은 5년마다 '인신매매 등 방지 종합계획'을 인신매매방지정책협의회 심의를 거쳐 수립해야 한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그동안 부처별로 추진돼 오던 인신매매 대응을 위해 관계부처의 협의와 조정을 거쳐 향후 5년간 추진할 인신매매 등 방지 정책의 목표와 전략을 담은 종합계획을 마련했다"며 "향후 피해자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인신매매가 근절되는 사회가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