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예산안 편성지침' 보니…"내년 예산도 졸라맨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도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3.27.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출 허리띠'를 졸라맨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은 중장기 계획으로 제시했던 670조원 안팎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재정은 수출 확대 등 경제활력 제고, 취약계층 보호,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에 집중 투입한다.


정부는 2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2024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예산안 편성지침)을 의결했다.

예산안 편성지침 확정은 내년 예산안 편성 절차의 시작을 의미한다. 정부 각 부처는 지침에 따라 5월까지 기재부에 내년 예산 요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은 윤석열 정부의 첫 공식 지침이다. 지난해 3월 문재인 정부가 올해 예산안 편성지침을 작성했고 윤석열 정부는 5월 출범 후 추가 지침을 만들어 각 부처에 통보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내년은 윤석열 정부 3년 차로 국정과제 추진을 가속화 하고 명실상부한 지방시대 구현을 통해 국정운영 성과를 조기 가시화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해 지침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내년 예산안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 5년 동안 지출이 지나치게 늘었다고 판단, 올해 예산안 편성부터 재정지출 기조를 '확장'에서 '건전'으로 전환했다.

최 차관은 "건전재정 기조는 무조건 지출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긴축재정과 차이가 있다"며 "국민 세금에 낭비가 없도록 불요불급 예산은 철저히 감축하면서 미래투자 등은 과감히 추진해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하는 것이 건전재정의 요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 규모는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중장기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 수립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른 예산안 규모는 2023년 639조원(국회 확정 규모는 638조7000억원), 2024년 669조7000억원, 2025년 699조200억원, 2026년 728조6000억원이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3.03.24.

정부는 4대 투자 중점 분야로 △민간 경제활력 제고 △사회적 약자·취약계층 보호 △경제체질·구조 혁신 △국가의 기본기능 강화를 제시했다.

민간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 수출 기업화 지원, 원전·방산·플랜트 등 신(新) 수출동력 확충 지원,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 육성 등을 추진한다. 사회적 약자·취약계층 보호 부문에선 '현금복지'가 아닌 '맞춤형 서비스 복지'를 중점 지원할 방침이다. 노동·교육·연금 개혁을 재정으로 지원하고 결혼부터 육아에 이르는 전 주기 지원으로 초저출산에 대응한다.

정부는 3대 재정 혁신 계획으로 △지출구조 혁신 △재정사업 관리 강화 △투자재원 확충·다변화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경직성 지출과 국정과제 등을 제외한 재량지출의 10% 이상을 감축해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올해 예산 기준으로 해당 재량지출의 10%는 약 10조~12조원 수준이다. 실제로는 올해 이보다 많은 24조원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정부는 이밖에 사회보장급여 등의 과다·반복 수급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한다. 공공 부문에서 인력 증원이 필요해도 기존인력 재배치를 통해 인건비 증가 소요를 최대한 흡수한다.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사업은 민간투자 사업 추진을 우선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