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이공 의존 줄인다…하반기 국제 여객 증가에 면세株도 기대감

지난달 31일 오후 제주시 한 시내면세점 앞에 중국인 관광객과 따이공(보따리상)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면세업의 1분기 매출은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따이공(보따리상) 알선 수수료 인하 협상 때문이다. 그러나 업황 반전이 하반기부터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 여객 회복으로 면세 시장에서 따이공 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보면서다.
1분기 면세 매출 부진할 듯…따이공 알선 수수료율 인하 협상 영향지난 5일 코스피 시장에서 호텔신라 (58,500원 ▲200 +0.34%)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0원(0.73%) 오른 8만2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현대백화점 (50,100원 ▼300 -0.60%)은 1.12%, 신세계 (173,000원 ▲200 +0.12%)는 1.17%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 1분기 면세 매출은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내 면세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따이공 알선수수료율 인하 협상 영향이다.


따이공이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면세품을 대신 구입하고 유통하는 보따리상을 말한다. 코로나19(COVID-19) 기간 동안 일반 여행객들이 여행이 막히면서 면세업은 따이공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 면세 업계 설명이다.

중국 국영기업 중국면세품그룹(CDFG)이 세력을 키워 한국으로 입국하려는 따이공의 수가 줄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판촉비용 역시 늘었고 면세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주요 면세업체 분기별 합산 영업이익률은 2021년 1분기 3.5%에서 2021년 3분기 0.1%로 줄었다.

호텔신라의 현재 주가는 지난 6월 고점 10만3000원(6월4일) 대비 약 20% 낮다. 신세계의 주가도 현재 지난 2021년 6월 고점(6월4일, 32만7500원) 대비 55.6% 가량 낮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2021년 5월 고점(5월14일, 9만6900원) 대비 약 45.2% 내린 상태다.


이들 기업 내에는 여러 사업 부문이 있고 면세업은 그 중 일부다. 그러나 면세업 수익성 악화가 갈수록 심해진 만큼 관련주들의 주가 약세 흐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악화를 멈추기 위해 면세업계는 따이공향 알선수수료 낮추기에 나섰고 이에 1분기 매출이 급감하게 된 것이다. 업체별로 많게는 30%대의 매출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하반기로 가며 국제 여객 회복…수익성 개선 전망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면세 매출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여객의 회복 덕이다. 따이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일반 여행객들의 수요로 매출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일본 여행 재개 초기인 만큼 여객편이 유의미하게 증편되는 하반기로 가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주도 아래 올해 9월까지 한일·한중 노선 운항 편수가 코로나19 이전의 90% 수준까지 증편되는 만큼, 방한 관광객 수가 점차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향후 수익성 높은 중국인 단체관광객까지 유입되기 시작한다면 하반기 큰 폭의 면세 업종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따이공도 면세업 매출의 중요한 부분인 만큼 중국의 자국 면세 사업 육성은 리스크 요인으로 경계가 필요하다. 이는 일반 관광객의 국내 면세품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중국의 자국 면세산업 육성으로 중국 대리구매상과 중국 일반 관광객의 국내 면세품 구입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2020년부터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에 올라선 중국 CDFG의 구매력 향상으로 면세품 구성 및 가격 경쟁력이 제고될 경우, 국내 면세품 수요가 구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내재돼 있어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