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군살빼기' 가시화…헐값 매각, 신규채용 위축 우려는 '과제'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4.19.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을 추진한 것은 지난 정부 5년 동안 인력·부채가 급증하는 등 방만 경영이 심각해졌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 혁신계획에 따라 공공기관이 수개월 만에 정원을 1만명 이상 줄이고 불요불급 자산을 1조원 이상 매각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자산 '헐값매각' 우려가 여전하다. 최근 청년 고용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정원 감축으로 신규채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3.04.19.

공공기관 혁신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비상경제 상황에서는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공공기관 호화청사를 과감히 매각하고 고연봉 임원은 자진해서 과도한 복지 혜택 등을 반납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며 "재무 위험이 있는 공공기관은 관리하는 등 순차적으로 공공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 5년 동안 공공기관 방만 경영이 심각해졌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인력은 2017년 5월 33만4000명에서 지난해 5월 44만9000명으로 11만5000명 늘었다. 공공기관 부채는 2016년 말 499조4000억원에서 2021년 말 583조원으로 5년 사이 83조6000억원 급증했다.


정부는 △기능 △조직·인력 △예산 △자산 △복리후생 등 5대 분야 효율화를 추진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을 점검한 결과 정원 1만721명 감축, 자산 1조4000억원 규모 매각, 과도한 복리후생 제도 327건 개선, 경상경비(-1조5439억원) 및 업무추진비(-172억원) 절감 등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헐값 매각, 신규채용 위축 우려도공공기관의 정원 감축은 1분기 만에 올해 연간 계획을 대부분 달성(이행률 96.8%)했다. 그러나 자산 효율화 실적은 올해 계획 6조8000억원 중 1조4000억원(이행률 20.6%)에 머물렀다.

자산 가운데 부동산 매각은 1분기 실적(108건) 중 26%에 해당하는 28건이 매각 예정가보다 실제 매각 금액이 낮았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헐값 매각' 우려는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매각 금액이 예정가보다 낮은 28건 중 전체 매각이 완료된 사례는 총 3건이다. 구체적으로 △충남대학교병원 중구 부지(예정가 27억6000만원 → 매각가 24억6000만원) △한국남부발전 영월빛드림본부 잔여부지(6000만원 → 5000만원), 한국남부발전 KOSPO영남파워 잔여부지(10억원 → 5억2000만원) 등이다.

일각에선 공공기관 정원 감축에 따른 신규 채용 위축으로 청년 일자리 여건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전체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46만9000명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8만9000명 줄었다.

기재부는 정원 감축이 신규채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간 1만8000명 수준의 자연감소(퇴직·이직 등)를 활용해 채용 여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정원 조정 과정에서 초과 현원이 발생한 공공기관은 2~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