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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원 과자, 외부인 장사"…지역축제 '바가지' 단골 해명, 진짜 문제는

머니투데이
  •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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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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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0여개 지역 축제들, 장터음식은 바가지 씌우기 좋은 '통돼지바베큐 5만원'…어딜 가나 똑같은 '가짜 특산품' 판매 中

'1박2일 시즌4' 멤버들에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전통 과자를 판매해 바가지 논란이 불거진 경북 영양군의 한 재래시장 /사진=KBS 2TV '1박2일 시즌4' 방송화면 캡처
'1박2일 시즌4' 멤버들에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전통 과자를 판매해 바가지 논란이 불거진 경북 영양군의 한 재래시장 /사진=KBS 2TV '1박2일 시즌4' 방송화면 캡처
지역 축제 바가지 상술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3월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에 이어 5월 전북 남원 춘향제와 전남 함평 나비축제 등에서 양도 적고 부실한 '통돼지바베큐'가 4만원~5만원의 고가에 판매된다는 점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4일 저녁 방송된 KBS 예능 '1박2일'에선 출연진이 방문한 경북 영양전통시장서 전통 과자 한 봉지에 7만원씩 두 봉지를 14만원에 강매당하는 장면이 TV에 그대로 방송돼 큰 논란으로 번졌다.

영양전통시장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자 영양군청은 5일 해명자료를 통해 "제18회 영양산나물축제 기간 중에 '옛날과자류' 판매를 위해 이동해 온 외부 상인"이라고 해명했다. 지역 전통시장은 문제가 없는데 외부상인이 축제기간에 유입돼 문제를 일으켰다는 주장이다.




"지역 축제 장터, '외부인'만 운영하는 거 아냐"…"지역민 우선권 있는 경우엔 지역민이 바가지 씌우기도"



한 접시에 5만원을 받아 논란이 된 올해 3월 진해군항제 진해루 향토음식관 음식/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한 접시에 5만원을 받아 논란이 된 올해 3월 진해군항제 진해루 향토음식관 음식/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영양군 해명에 대해 관광 전문가들은 "해당 과자 판매부스가 외부상인이었다는 군의 해명을 그대로 믿더라도 '지역민은 전혀 무관하다'는 해명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지역 축제 장터 대부분이 외부 상인이 입찰로 들어와 단기간 판매하는 건 맞지만 지역민에게 우선권을 주는 식으로 입점을 보장하기도 해서 외부인만의 문제로 치부하는 건 본질을 벗어난 것이란 것이다.

앞서 군항제와 춘향제, 나비축제에서도 비슷한 해명이 축제 주최 측과 해당 지자체를 통해 전해진 바 있다. 대체로 '외부 상인'이 운영하는 장터코너에서 바가지 상술이 있었고 지역 주민에 의한 게 아니란 게 공통된 해명의 골자다.




"축제음식 바가지 문제, 원인은 '자릿값'"…"짧은 축제기간 본전 뽑아야 하는 상인들 조급함이 비싼 엉터리 음식으로"



지역 축제 사정을 잘 아는 국내 관광 전문가들은 '예견된 사태'일 뿐 아니라 '고질적 병폐'라며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이번 기회에 뜯어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십년 간 반복됐던 문제임에도 그간 언론 등에서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넘어가면서 지자체들의 개선의지가 부족했단 비판이다.

남원 춘향제 장터에서 논란이 된 4만원짜리  통돼지 바베큐 메뉴/사진=보배드립 캡쳐
남원 춘향제 장터에서 논란이 된 4만원짜리 통돼지 바베큐 메뉴/사진=보배드립 캡쳐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지자체의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했다. 지자체장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담당 공무원들에게만 맡기면서 방치돼 온 문제란 의견도 공통됐다.

'외부 상인' 핑계를 대는 지자체의 속사정은 따로 있다고도 강조했다. "'자릿값'이 문제의 핵심"이란 게 공통된 지적이었다. '장터' 운영권 등을 개별 입찰이나 축제 전체용역 총괄 입찰을 통해 외부 업체에 맡기면서 벌어지는 일이란 것이다.

관광 전문가들에 따르면 1000여개 달한다는 지역 축제 장터가 운영되는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지자체가 직접 부스나 천막별로 개별 계약하며 관리하는 축제는 거의 없다. 외부업체에 입찰 등으로 장터 운영을 통으로 넘긴단 점에서 항상 문제 발생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입찰로 장터를 따 낸 용역업체 등은 단기간인 축제동안 확정 이익을 보기 위해 하청을 줘 '장돌뱅이'식으로 전국을 도는 전문 장터운영자들에게 자릿값을 받고 넘긴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음식을 파는 상인들은 비싼 자릿값을 만회하기 위해 짧은 기간 바가지 상술로 관광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단 것이다.



"지자체장이 충분히 해결가능"…"담당 공무원에게만 맡기고 치적쌍기만 관심두면 지자체 축제는 망해"


한 관광 전문가는 "문제가 된 축제들에서 중간 브로커가 끼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입찰을 얼마에 했는지, 그리고 자리를 받은 브로커가 상인들에게 얼마씩 받고 넘겼는지 확인해보면 문제의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입찰로 돈을 내고 들어가면 그 돈이 제법되고 단기간인 축제기간에 그 돈을 회수해야하는 상인들 입장에선 바가지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비라도 며칠 오면 축제가 망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꽤 큰 게 장터 운영"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그래도 해결방법은 있는데 입찰금액을 적정선으로 하고 미리 메뉴의 사진과 가격 등을 세밀하게 미리 받아 놓고 어기면 바로 퇴출하면 된다"며 "과거엔 공무원이 아예 이권에 개입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보는 눈이 많아서 그런 건 없어졌어도 비싼 입찰금액과 짧은 기간의 큰 리스크가 바가지 상혼을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제 담당 직원은 지자체마다 소수에 불과해 축제를 준비하려면 신경 쓸 문제가 많고 바쁘기 때문에 음식문제에 공무원이 크게 신경쓰지 못할 수 있다"며 "지자체가 관리를 철저히 하려면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게 지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유튜브 채널 ‘유이뿅’이 공개한 5월 함평 나비축제 방문시 4만원짜리 통돼지바베큐 영상 캡쳐/사진= 유튜브 캡쳐
유튜브 채널 ‘유이뿅’이 공개한 5월 함평 나비축제 방문시 4만원짜리 통돼지바베큐 영상 캡쳐/사진= 유튜브 캡쳐


한 전문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장이 지역 축제 성과만 신경쓰지 말고 관광객들이 계속 지적하는 음식문제에 신경쓴다면 순식간에 해결할 수도 있다"며 "과거엔 지원금을 걸고 평가항목에 음식을 넣고 세세하게 봤는데 그런 평가나 지원 부분이 줄어들면서 지자체가 덜 신경쓰고 자연스럽게 상인들의 이기심이 발동되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자체장이 잘 신경쓰는 곳은 이미 음식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곳도 있다"며 "자신의 치적으로 만들려는 욕심만 앞선 지자체장은 디테일을 놓치기 쉬운데 담당 직원들을 들볶는 걸로 축제가 잘 되는게 아니라 축제 현장을 찾을 외지 관광객이 음식 등 어떤 부분에 실망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세심하게 체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지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전문가는 "전국 어디를 가도 축제 장터 음식은 다 똑같고 파는 물건들도 특별한 게 없다"며 "요란하게 준비만 하고 자기 축제의 내실을 따지지 않으니 콘텐츠가 빈약하고 실질적 준비는 안 된 상태에서 며칠만 무사히 때우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지역 축제를 가 보면 지역 특산품과 음식을 특색있게 잘 살려서 내놓고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게 보인다"며 "우리 지역 축제는 이름만 다를 뿐 그 안에서 장사하는 이들은 전국을 떠 돌며 똑같은 음식에 똑같은 기념품을 팔고 있으니 관광객들이 한 번은 가도 두 번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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