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이제 男心 까지 접수한 찐 '국민 가수'

/사진=고알레 유튜브

현시점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인물을 꼽으라면 임영웅의 이름이 빠질 수 없다. 관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임영웅을 이미 국민가수의 반열에 올려놓는 사람도 있다. '국민 가수'의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본다면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와 팬덤,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메가 히트곡의 존재, 나아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꼽을 수 있다.


임영웅은 '미스터트롯' 무대를 시작으로 다양한 노래를 통해 이미 가창력도 입증했다. '이제 나만 믿어요', '사랑은 늘 도망가' 등의 대표곡도 있다. 임영웅의 팬덤 '영웅시대'는 가요계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진 팬덤으로 떠올랐다. 가수 임영웅이 아닌 인간 임영웅이 보여주는 모습도 흠잡을 데 없다. 셀 수 없는 미담과 임영웅의 선한 영향력에 감화된 영웅시대의 모습은 가수와 팬덤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가지 약점이 있다면, 젊은 세대 특히 젊은 남성의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점이다. 임영웅의 막강한 팬덤은 주로 중장년 여성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임영웅 본인이 속한 젊은 남성에게는 반응이 크지 않았다.

/사진=임영웅 인스타그램

그런데 최근 그 젊은 남성들이 임영웅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로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다. 임영웅의 축구 사랑은 팬덤 내에서는 유명하다.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로 메시를 꼽았고 본인 역시 선수 출신이기도 하다. 임영웅의 축구 사랑이 대외적으로 널리 퍼진 건 지난 4월 FC서울과 대구FC 경기에 시축을 나서면서부터다.



카타르 월드컵 등 국가대표의 선전과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선수들 덕분에 K리그 역시 평균관중수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아직은 열기가 뜨겁지 않다. 다만, 유명 연예인이 축구장에 나서 시축을 하는 모습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젊은 남성들의 관심을 끌게 한 건 임영웅이 시축을 통해 보여준 축구를 향한 태도였다. 팬들과의 만남이라는 목적을 위해 시축에 나선 임영웅은 별도의 거마비도 받지 않고, 잔디가 상할까 봐 운동화를 신고 축하공연을 펼치며 축구에 진심인 모습을 강조했다.

/사진=유튜브 고 알레

여기에 최근 유튜브 채널 '고알레'에서 공개된 영상이 다시금 불을 지폈다. 공개된 영상에서 임영웅은 손흥민과 함께 팀을 맺고 조기축구 경기를 펼쳤다. 임영웅은 손흥민도 깜짝 놀라게 한 하프발리 슛으로 남다른 실력을 자랑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각종 커뮤니티로 퍼졌고 많은 사람들이 임영웅의 축구 실력을 목격했다. 여기에는 임영웅과는 큰 접점이 없던 젊은 남성층도 포함됐다.


단순히 '부모님이 좋아하는 가수' 정도로 임영웅을 인식하던 젊은 남성들의 인식은 두 번의 계기를 통해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나와 다를 것 없이 운동을 좋아하고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다는 사실에 감격하는 모습이 친근함을 선사한 것이다. 이는 나아가 '런던 보이', '폴라로이드' 등 트로트 색이 옅은 임영웅의 노래로 관심이 이어졌다.

/사진=임영웅 인스타그램

알고 있는 것과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한 끗 차이다. 임영웅은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자신에게 관심 가지게 만들었다. 중요한 건, 임영웅이 이를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랬다면 젊은 층에게 역효과를 불러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좋아하는 축구를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마치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처럼 임영웅에게 관심을 보여준 것이다.


이처럼 임영웅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국민가수로의 입지를 또 한 번 다졌다. 이미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보인 임영웅이 또 한 번의 확장을 이뤄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는 임영웅이 다음에는 어떤 확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