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합법화보다 더 개방적인 성담론 '성+인물: 대만편'

사진=넷플릭스

이번에는 대만이다. 성(性) 산업의 메카 일본의 성인문화를 가감없이 다뤄 화제가 된 '성+인물'이 두번째 이야기 대만 편으로 돌아왔다. '성(性)진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성산업 이모저모를 노골적으로 담아냈던 1편은 파격적인 소재만큼 무수한 화제를 뿌렸다. 사회를 맡고 있는 프로그램 하차 요구가 일 정도로 거센 반감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신동엽은 이번 대만편에서 여전히 능청스럽고 호기심 어린 탐구심을 드러내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편에 이어 성시경과 함께 찾은 대만은 지난 2019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유교 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보다 개방적인 성문화를 가진 대만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분위기와 더불어 성에 대한 담론이 활성화돼 있다.



총 5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대만편'은 일본편과는 또다른 19금 소재들로 가득하다. 먼저 1화에서는 대만 성인 엑스포 'TAE'를 찾는다. 즐비하게 늘어선 긴 줄을 따라 입장한 박람회에는 성을 주제로 한 독특한 이벤트들이 펼쳐진다. 성인이 되자마자 TAE를 찾았다는 한 방문객은 "여기에 온다는 것은 내게 있어 성인식같은 의미"라며 즐거워한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TAE는 무엇보다 성인영화 AV 배우들이 직접 관객들과 만나 다양한 체험을 함께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입장료에 추가되는 금액을 내고 티켓팅을 하면 AV 배우와 자신이 평소 꿈꿔왔던 성적 판타지를 실현해볼 수 있다. '인체천당로'라는 게임에서는 AV 배우가 참가자들의 몸 위로 올라가 에로틱한 동작을 하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해당 이벤트에 참여한 한 남성은 고등학교 교사라고 신분을 밝혀 놀라움을 안긴다. 이곳에서 두 MC는 대만팬들과 팬미팅을 진행 중인 일본 AV배우 잇테츠와 일본편에 이어 재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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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처음 방문했다는 성시경은 2화에서 타이베이의 LGBT 거리 '시먼딩'을 찾아 노골적인 속옷 가게 앞에서 난색을 표한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후 성소수자들이 자유롭게 취향을 표출하는 이 거리에는 다양한 동성 커플들이 오가고 있다. 지난 19년 법적 허용 후 21년의 경우 동성 혼인 커플은 1800쌍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결혼 커플 중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먼딩 거리에 남성 팬티 숍이 성황을 이룬 가운데, 남남 동성 커플에게 팬티는 여성의 속옷과도 같은 의미로,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춘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가게를 둘러보면서 더워하는 성시경에게 신동엽은 망사팬티를 건네며 "갈아입고 오면 시원할거다"라며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한 팬티숍에서 만난 남남 커플은 합법적인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운동하며 커플룩을 즐겨입는 등 애정을 과시한다.


근육질의 몸을 자랑하는 게이 커플은 법적으로 아무 관계도 되지 못하고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을 경험한 뒤 결혼을 결심했다. 두 사람은 부모님과 한집에 거주하면서도 넘치는 애정을 과시하며 이성애 커플 못지 않은 달달함을 보여줬다. 이어 두 MC는 여성 커플의 집을 방문한다.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 중인 레즈비언 커플로, 임신 축하파티에 초대받은 것. 대만 재계 서열 2위 기업에 근무하는 여성 투투는 현재 임신 4개월차로, 이후에는 아내인 랑이 임신을 시도해 번갈아 출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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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에서는 대만 최대 성인 플랫폼 JKF를 방문한다. 700여명의 JKF 레이디의 소속사이자 성인잡지, 성인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성인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JKF는 매년 섹시 레이디를 선발하는데,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인기모델 쥬쥬를 만난다. 귀여운 외모에 발랄하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쥬쥬는 자신의 직접에 대한 만족감과 프라이드를 당당하게 드러낸다. 쥬쥬는 "대기업 취직한 친구들은 연봉 1500만원 정도인데, 저는 6천원만원 정도"라며 "또래친구들에 비해 몇배 더 번다"고 비교적 높은 소득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만의 구성애'로 불리는 성 전문 강사 쉬란핑을 만나 사실적이고 적나라한 성 교육도 받는다. 4화에서 만난 쉬란팡 박사는 '대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전문가'로 불린다. 대만의 젊은 남녀 세명과 함께 그들의 고민을 상담하고 전문가다운 성 지식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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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에서는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청춘남녀 5명을 만나 대만 젊은이들의 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 고민을 들어본다. 대만의 성문화를 경험한 신동엽은 "욕구의 크기가 다르진 않을텐데, 나라마다 문화가 이렇게 다르다니"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보수적이고 관습적인 틀에 갇혀있는 우리의 성문화에 대해 아쉬움도 토로한다. SNL 등 꾸준히 성과 관련한 유머와 19금 드립을 선보여온 그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발칙하고 도발적인 소재와 노골적이고 사실적인 성담론으로 기존에는 없던 성인 콘텐츠를 선보인 '성+인물'은 일본과 대만에 이어 다음은 어디를 찾아 새로운 화두를 던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