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낮까지" 美자동차 빅3 파업 커지나…캐나다 노조도 들썩

파업에 참여한 UAW 조합원들/로이터=뉴스1

미국 3대 완성차 업체(빅3)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의 노동자들이 가입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동시 파업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측과의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다. 미국과 이웃한 캐나다에서도 최대 자동차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AFP통신 등에 따르면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사측이 임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빅3 사업장에서 동시에 이뤄진 '역사적 파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UAW는 △시급 40% 인상(향후 4년간) △주 32시간 근무 △연금 확대 △생활비·임금 연동제 부활 △저연차에 불리한 임금제도 폐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15일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UAW가 빅3 동시 파업에 나선 것은 출범 이래 처음이다. 파업에 동참한 조합원은 GM의 미주리주 웬츠빌 공장, 포드의 미시간주 웨인 공장, 스텔란티스의 오하이오주 털리도 공장의 약 1만2700명으로, 전체 인원의 10% 미만이다.

노사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사측 경영진과 노조의 간극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3는 20%가량의 임금 인상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하지만 UAW는 마지노선을 30%대 중반으로 두고 있다. 스텔란티스가 임금을 21% 올려주겠다고 제안하자 페인 위원장은 "절대 안 된다"고 못 박기도 했다.

UAW 측은 파업 확대를 막기 위한 '데드라인'을 오는 22일로 제시했다. 페인 위원장은 "금요일 정오까지 (협상이) 중요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더 많은 지역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파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아 전면파업으로 이어지면 미국 경기의 연착륙을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셰퍼드슨은 이날 투자노트를 통해 "당장은 파업 충격이 제한적이지만 파업이 확산하고 길어지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며 14만6000명 조합원 모두가 파업에 참여하면 미국의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7%포인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생산은 미국 GDP의 2.9%를 차지한다.

자동차 파업 리스크는 북미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캐나다 최대 자동차 노조 유니포(Unifor)는 포드를 상대로 파업을 준비 중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규모는 560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캐나다에 엔진 공장 두 곳과 조립 공장 한 곳을 두고 있다.

유니포와 포드의 계약은 18일 밤 11시59분을 기점으로 만료됐다. 유니포 측은 임금 인상 외에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을 가속함에 따라 연금 혜택, 일자리 보호, 복리후생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니포는 포드를 우선 압박해 계약을 다시 맺은 뒤, GM·스텔란티스와도 유사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니포는 당초 계약 만료 시점에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포드로부터 "실질적인 제안"을 받은 후 협상을 24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라나 페인 유니포 위원장은 "조합원들은 파업 준비 태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