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갈 수 있대" 무비자 1년 만에 우르르…여행객 1400만명 돌파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빗장을 푼 지 1년 만에 1400만명이 넘는 여객이 일본을 오갔다. 일본 노선 재개로 코로나 기간을 딛고 일어선 항공업계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일본 노선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1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436만342명의 여객이 한일 양국을 오갔다.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여객수 5220만여명의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코로나 기간 일본은 출입국을 사실상 전면 봉쇄했지만 지난해 10월 11일부터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여객 수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지난 1월부터는 매월 130만명이 넘는 여객이 일본을 찾았다. 지난 8월에는 177만명으로 뛰는 등 꾸준히 상승세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9월분을 이보다 적은 150만명으로 잡아도 1년 사이 일본을 방문한 여객 수는 약 1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 이전(1999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당시 전체 국제선 여객 수가 83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 노선의 회복이 두드러진다. 전체 노선의 여객 회복률은 62%이지만 일본은 71%다.

항공사들은 주요 매출 노선인 일본의 여행이 허가되자 공급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초기부터 가장 공격적으로 일본 노선을 확대해 온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10월 한 달간의 한국~일본 노선의 운항 횟수가 288회였지만, 올 10월에는 932회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항공사 전체 노선을 봐도 지난해 8월 1816회에서 올해 9734회로 5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항공사들은 이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 기간에도 화물사업으로 실적을 유지한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여객사업 의존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본 여행 시작과 엔데믹 전환을 기점으로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코로나 이전보다 개선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매출액 3698억원·영업이익 231억원, 에어부산은 매출 1983억원·영업이익 339억원으로 각각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상반기 기준 매출액 6116억원, 영업이익 1027억원으로 2008년 진에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티웨이항공은 비수기인 2분기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냈고, 상반기 누적 매출 6449억원, 영업이익 1023억원 등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노선이 매출 등 실적 면에서 크게 기여했다"며 "원래 잘하던 곳(일본)에서 꾸준하게 효율성 등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일본 노선이 꾸준히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증편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동계 스케줄에 맞춰 대표적 관광 노선인 인천-후쿠오카·오사카 노선을 매일 3회에서 4회로 운항편을 늘리기로 했다. 인천-나리타 노선도 매일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오는 29일부터는 코로나로 운항을 중단한 이후 3년 7개월 만에 인천-가고시마 노선과 인천-오카야마 노선, 오는 31일부터는 인천-니가타 노선 항공편 운항을 주 3회 재개한다. 같은 날 진에어는 부산-도쿄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인 일본은 일정에 부담이 적어 성수기·비수기를 많이 타지 않는다"며 "유가가 올랐지만 단거리라 유류할증료 부담도 덜한데다 엔저까지 겹쳤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처럼 정치적인 이슈가 불거지지 않는 이상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