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견제, 바이오·금융·클라우드로 확대…韓도 대응 전략 짜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올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바이오테크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로의 제재 확대가 예상된다.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대대적 관세 부과가 뒤따를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대중 경제 제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14일 발표한 '미국 대중 경제 제재 진화에 따른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의 대중 견제가 AI(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첨단 반도체 등으로 구체화한 상황에서 다음 견제 대상 분야로 바이오테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싱크탱크 ITIF(Infor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와 미국 내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견제조치 체계에 대한 현 기조와 방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AI, 양자컴퓨팅, 첨단반도체 등 첨단분야에 대한 대중 견제를 금융·투자 분야로 확대하고 기존 실물분야 대중 무역통제 견제를 추가로 보완·강화했다. 그럼에도 미국 내에선 중국의 군사력 확장과 대만에 대한 위협 억제, 첨단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기존 조치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새로운 제재 분야와 수단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의 개별 제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우리기업 등에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의 대중 집중견제 대상 분야로는 바이오테크 분야가 꼽힌다. 미국은 중국의 바이오테크 기술력 성장 억제를 위해 자본이 투입되지 않도록 금융 부문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국이 주변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아마존 등 미국 기업의 양자컴퓨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과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기업이 싱가포르 소재 아마존 웹서비스(AWS)에 접속해 양자 컴퓨팅을 활용, 기존 경제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이 제3국에 있는 미국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연말 판가름 나는 미국 대선 결과는 대중 견제정책의 기조엔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견제 수단과 구체적 조치는 바이든-트럼프 당선에 따라 상이할 것으로 관측했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당선 시 무역 부분에 대한 관세를 통해 첫 번째 임기보다 더 높은 강도의 자국 보호무역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목적 달성을 위해 미국 안보를 위한 수입 제한 근거인 미국 무역법 232조와 공정무역을 하지 않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무역법 301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의 첨단분야 대중 견제가 △대상의 구체화 △제재 수단에 대한 확대 △제재 수단 강화 등으로 본격 진화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이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개별 제재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국 소재 국내기업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 국내투자 및 리쇼어링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국내의 경우 미국의 대중 제재와 관련 반도체, 이차전지, 소재·장비 등 산업공급망 측면의 경제안보 이슈에 집중된 한계가 있다"며 "향후 예상되는 바이오테크, 금융·투자 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등의 제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첨단산업 안보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긴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 금융·투자 제한으로 국내 관련 산업과 기술 스타트업이 미국 벤처투자의 네트워크와 노하우에 대한 접근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며 "미국 벤처투자 유치를 위한 모태펀드 활용과 외국인 투자유치 제도 개선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