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나비효과에 의대 '동맹휴학' 현실화될까..2020년 사례보니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 정부의 의료개혁을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시의사회, 대전시의사회 등 11개 시·도 의사회가 각 지역에서 궐기대회를 진행한다. 2024.2.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한림대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 방침에 반대하며 1년 휴학하겠다고 밝히자 '동맹휴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습 수업이 많은 의대는 대규모 인원이 복학할 경우 수업의 질이 떨어지거나 파행을 겪을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동참 의사를 밝힌 대학이 없어 동맹휴학이 얼마나 번질 지는 미지수다.

한림대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비대위)는 15일 한림대 의대 의료정책대응TF SNS(소셜미디어서비스)에 성명문을 올리고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은 만장일치로 휴학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1년간의 학업 중단으로 의료개악을 막을 수 있다면, 1년은 결코 아깝지 않은 기간임에 동의했다"며 "즉시 휴학서를 배부했고, 오늘 취합해 제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 기준 현재 한림대 의대에 제출된 휴학계는 아직 없는 상태다. 휴학계에는 부모님과 담당교수의 사인이 필요해 실제 제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림대 관계자는 "사인은 담당교수의 권한"이라며 "특별히 사인 거부에 대한 조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대 관계자도 "아직까지 동맹휴학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동맹휴학 결의가 진행될 경우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지 않도록, 각 대학에 관계법령 및 학칙을 준수해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협조요청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학생들의 휴학계 제출을 정부가 법적으로 막을 방안이 뚜렷하게 없어서다.

의대생들은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의대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을 추진했을 때도 전학년 동맹휴학으로 대응했지만, 정부가 증원계획을 철회하면서 복학한 바 있다. 동맹휴학이 실제 학사 과정에 영향을 준 적은 없었던 셈이다. 동맹휴학이 현실화되면 병원 인턴과 군의관, 공보의 등 공공의료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복학 이후 수업의 질 문제로 신입생 모집이 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당시 의대생들은 2020년 8월부터 수업실습 거부했지만 9월14일 휴학계를 철회하고 학교로 돌아갔다. 대학 개강일이 2주가 지났지만 코로나19(COVID-19)로 휴학계 수리 및 철회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졌던 덕분이다. 일부 대학의 경우 휴학계를 보류해 행정상으로 접수되지 않은 경우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