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총선으로 출석 불투명"…법원 "개인 사정 못 봐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머니투데이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총선 일정으로 다음 달 법정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장동·백현동 특허개발 의혹 관련 이 대표의 배임·뇌물 등을 심리하는 재판부는 개인 사정을 고려해줄 수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본격 심리에 앞서 향후 재판의 증거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재판부는 이달 27일과 다음 달 12일 두 차례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에 변동이 생겨 새로운 재판부가 사건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그동안 진행된 재판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과정이다. 이번 법관 정기인사로 재판장인 김 부장판사를 제외한 배석 판사들이 교체됐다.

다음 달 19일에는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소환해 증인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는 법정에서 여러 차례 언쟁을 벌여왔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증인이 정 전 실장과 관련된 만큼 이 대표에 대한 변론을 분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관련 일정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출석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를 불허했다. 재판부는 "증인(유 전 본부장)에 대한 신문은 주신문에 대한 반대신문인 만큼 이재명 피고인과도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며 "증인이나 피고인이 (총선) 출마를 한다는 점을 고려해줄 수는 없다. 분리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 측이 "(불출석은) 방어권을 포기하는 의미가 된다. 저희가 (분리를) 원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재판에 대한 관심이 커 원칙대로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피고인의 상황을 봐줄 성격의 사건이 아니다"고 밝혔다.

형사재판은 원칙적으로 피고인이 출석해야 진행된다.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공판 외에 증인신문은 진행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피고인이 출석한 공판에서 증인신문조서에 대한 서증조사를 하게 된다.

이 대표는 같은 법원에서 '백현동 의혹·고(故) 김문기 허위발언'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34부 재판장이 한성진 부장판사로 교체돼 다음 달 8일 진행되는 공판기일에서 공판 갱신 절차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