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사법 절차 준비 끝"…이탈 전공의 처벌하면 수위는?

의대 정원 확대 반발 '전공의 집단이탈'/그래픽=조수아

정부가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29일을 하루 앞둔 가운데 근무지 이탈 전공의 처벌을 위한 사법 절차 준비도 막바지에 들어섰다.

28일 정부는 여전히 전공의를 향해 "29일까지 병원에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저녁 7시 기준 99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80.8% 수준인 9937명이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3.1%인 8992명이다.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 누적 기준으로 업무개시명령 해당자는 9267명이다. 병원에 없어 '업무복귀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발급받은 전공의는 5976명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과 관련 사법 절차 진행이 불가피하다"며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여러분은 오는 29일까지 복귀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장관은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 변함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정부는 미복귀자를 위한 사법처리 법률 검토를 마쳤다고 계속해서 말해왔다. 동시에 의료인의 형사 처벌 부담 완화를 위한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제공하는 모습이다.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는 정부가 경고한 것처럼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 관련 사법절차 진행, 수사와 기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진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할 경우 업무개시명령이 가능하다.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사법적 고소·고발이 이뤄지고 재판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1심 판결만으로 면허 취소 행정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에는 업무개시명령은 내렸지만 의사면허 정지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형사 고발은 의료계와 합의해 취하했다.

정부는 "이번은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6일 대한의사협회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를 명령했고 16일부터 수련병원에 '집단연가 사용 불허, 필수의료 유지'를 명령했다. 전공의와 미복귀 전공의에게도 꾸준히 업무개시명령과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했다. 2주 가까이 경고를 누적해온 정부의 인내도 바닥나고 있다.

복지부는 이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등 5명을 의료법 59조와 88조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위반, 형법에 따른 업무방해, 그리고 교사 및 방조 등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도 이에 발맞춰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무부는 복지부에 검사 1명을 파견해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9일 "구속 수사까지 염두에 두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협은 "변호사를 대동해 전공의들을 보호하겠다"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28일 의협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3월1일 이후부터 정부가 처벌을 본격화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병원에서 전공의는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