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기시다, 다음달 새 방위조약 발표…'미·일 연합사령부' 생길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월 10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1960년 안보조약 체결 후 최대 규모의 방위조약 개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

미국과 일본이 1960년 미·일 안보조약 체결 이후 최대 규모의 방위조약 개편을 준비 중이고, 최종 계획은 다음달 10일 미 백악관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양국 (안보) 작전 계획과 훈련을 강화하고자 주일미군 사령부를 개편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개편과 함께 미국 태평양 함대에 소속될 미군 합동 태스크포스(TF)도 창설할 계획이다. 이는 대만 분쟁 등을 포함해 점차 커지는 중국발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자 양국 군대 간 작전 수립과 협력 등을 더욱 원활하고 긴밀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또 "(TF 창설로) 함대의 4성 사령관은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본에서 보내며 대일본 지원 구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후 TF는 하와이에서 일본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일미군 병력은 현재 약 5만4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주일미군사령부는 주일미군 지위협정 운용 조율 등 제한적인 역할만 있어 사실상 지휘 통제 권한이 거의 없고, 운용·작전 지휘권은 하와이에 있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있다. 이 때문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일본 자위대 간 조율에 시간이 걸려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미국과 일본도 한미연합사령부와 같은 즉시 대응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었다.

미 사사카와 평화재단의 제임스 쇼프 미·일 동맹 전문가는 "양국 간 실질적인 임무 계획과 실행 그리고 일본 측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일본에 상주하는 미·일 합동사령부의 풀타임 직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와 일본 간 거리는 6200km이고, 시차는 19시간에 달한다.

미국과 일본이 1960년 미·일 안보조약 체결 이후 최대 규모의 방위조약 개편을 준비 중이고, 최종 계획은 4월 10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로이터=뉴스1

전 미 국방부 고위관리이자 중앙정보국(CIA) 관리였던 크리스토퍼 존스톤은 FT에 "주일미군사령부 업그레이드는 양국이 이전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군사 동맹을 구축하는 데 큰 진전이 될 것"이라며 "미·일 동맹이 한미연합사령부의 '오늘 밤 싸운다'(fight tonight)라는 모토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FT는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과 미·일 간 방위조약 개편 검토가 최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건으로 양국 관계가 서먹해진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동맹 관계를 일부 약화한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제철의 US 인수 반대' 공개 성명이 나온 지 불과 몇 주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US스틸이 미국에서 소유·운영되는 철강회사로 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일본제철의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 발표하며 US스틸 노조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에 일본 내에선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인수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를 계기로 미·일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US스틸의 본사는 이번 대선의 경합주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