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인당 9400만원"…화웨이, 14조원 현금배당

/사진=블룸버그

비상장 기업인 중국 화웨이가 14조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화웨이 직원은 평균 9400만원을 배당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3일 화웨이는 2023년도 770억9500만위안(약 14조2600억원)의 배당금 지급방안을 밝혔다. 지난해 배당금 총액인 720억위안(약 13조3200억원)보다 50억위안(약 9250억원) 넘게 증가했다.


공식적으로 100% 종업원 지주회사인 화웨이는 임직원 15만1700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1인당 평균 50만7000위안(약 9380만원)의 배당을 받을 전망이다.

화웨이가 일반적인 종업원 지주회사와 다른 점은 임직원으로 구성된 공회(노동조합)가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공회는 중국 공산당이 관리하는 조직으로 관변 노동조합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화웨이를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도 화웨이 지분 0.73%를 가지고 있다.


지난 3월 29일 화웨이는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9.6% 증가한 7042억위안(약 130조원), 순이익은 145% 급증한 870억위안(약 16조원)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매출은 2020년 8914억위안(약 165조원)까지 증가했지만, 미국 제재로 다음해 7000억위안을 깨뜨리며 6368억위안(약 118조원)으로 급감했는데 지난해 다시 7000억위안을 넘어섰다.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특히 스마트폰이 포함된 단말기 사업부문 매출이 17.3% 늘어난 2515억위안(약 46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말 5G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깜짝 출시한 이후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린 9000S'가 7나노(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화웨이는 매출의 23.4%에 달하는 1647억위안(약 30조47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10년간 화웨이가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1조1100억위안(약 205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이 2022년말 밝힌 것처럼 화웨이는 엄중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외부환경의 영향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화웨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67%에 달했으며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비중이 21%를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과 미주의 매출비중은 각 6%, 5%로 해외 시장의 회복 속도가 느렸다.

한편 화웨이는 자동차업체와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면서 전기차 산업에도 진출했지만, 런정페이 회장은 ICT로의 집중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런 회장은 화웨이 내부 메모를 통해 "지난 2년간 외부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만, 화웨이는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구축이 화웨이가 짊어진 역사적 사명임을 알아야 하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