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 우려"

[가자지구=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군인들이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드론을 띄우고 있다. 2024.04.16.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습에 대한 재보복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내 핵시설 피격을 우려하고 있다.

15일(이하 각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항상 그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최대한 자제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이란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핵시설을 폐쇄할 것이라며 사찰을 위해 파견 나간 우리 직원들을 내보냈다"며 "16일부터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상황이 완전히 진정될 때까지 (이란정부는) IAEA 사찰단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그로시 총장의 이런 발언이 원론적인 경고라고 평가하면서도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처라는 해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의 재보복 시기과 방법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지점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행위 여부다"며 "이스라엘은 지난 15년 동안 이란 핵시설과 과학자들을 상대로 일련의 파괴 행위를 감행했고, 이란 핵 활동에 대한 첩보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직접 공격할 경우,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AEA는 이미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폭탄 3개를 만들 수 있을 만큼 고농축우라늄 비축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핵 전문가를 인용해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억지력 구축을 명분으로 핵 프로그램을 진행할 동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발사한 대부분의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이 격추됐다"며 "이란군 관계자들은 이스라엘 영토 더 가까운 곳에 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논리적으로 이는 핵무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반면 이스라엘이 국제사회 시선을 의식해 무리한 핵시설 공격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WSJ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어떤 재보복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행위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를 향한 공중 폭격을 쏟아부었다. 300대가 넘는 드론(무인기)과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이 이스라엘 본토로 날아갔다. 이란 측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 여러 명을 사살한 사건에 대한 보복 공습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15일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의 보복 시기와 규모, 방식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과 서방국 등을 고려해 중동 전면전으로 촉발하지 않는 수준에서의 대응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