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퇴출당한 화웨이…하버드대에 비밀리에 자금 지원, 왜?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미국에서 퇴출당한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비밀리에 하버드 등 미 명문대에 연구자금을 지원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뉴스1

미국에서 퇴출당한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비밀리에 하버드 등 미 명문대에 연구자금을 지원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화웨이가 비영리 광학·포토닉스 전문학회 옵티카 산하기관 옵티카재단이 주관하는 연구 대회의 유일한 자금 제공자"라고 보도했다.

이 연구대회는 2022년 창설됐으며 그동안 지급된 상금 규모는 수백만달러에 달한다. 화웨이는 이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하버드 등 전 세계 최고 대학 과학자들이 제출한 연구 제안 수백 건을 수집했다. 옵티카 회원들은 주로 빛에 대한 연구를 하는데 이는 통신·레이저·생체의학 등 기술의 바탕이 된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비공개 문서에는 "재단이 화웨이를 대회의 자금원 또는 프로그램 스폰서로 지정할 필요가 없다. 이 계약의 존재 및 내용, 당사자간 관계도 기밀 정보로 간주된다"는 비밀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대회 지원자와 대학 관계자, 심사위원 등은 화웨이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과학자들은 "자금이 재단에서 나온 것으로 믿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한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남아 있기 위해 국제 연구자금을 조달하는 전략을 쓴 사례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와 관련 화웨이 측은 "회사와 옵티카재단이 글로벌 연구를 지원하고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기 위해 순수한 목적으로 대회를 만든 것"이라며 "홍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