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족 잡은' 카카오뱅크, 최고 실적…"플랫폼·자금운용 수익 확대"

카카오뱅크 1분기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조수아

카카오뱅크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대환대출을 기반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이자이익을 늘렸다. 카카오뱅크는 수신 자금의 자금 운용과 트래픽 기반의 플랫폼 수익 확대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한 1112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여·수신 호조에 따른 이자이익과 수수료·플랫폼 등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1분기 이자이익은 지난해 1분기(4515억원) 대비 28% 증가한 582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담대가 크게 늘면서 여신이 성장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11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 7000억원(29.7%) 증가했다. 주담대 신규취급액 중 대환 목적이 지난해 50%에서 올해 1분기에 62%까지 높아졌고 시장점유율은 31%를 차지했다.

수신 잔액도 전 분기 대비 5조8000억원 증가한 53조원을 기록했다. '모임통장'을 필두로 요구불예금이 분기 기준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이며 4조원 넘게 늘었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6.8%를 기록하며 은행권 평균(39.2%)보다 높았다.

다만 여신 성장 목표치는 기존 20%에서 10% 초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성장 속도를 늦추는 대신 카카오뱅크는 자금 운용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규모로 유입된 저원가성 수신 자금이 MMF 등 유가증권 투자로 이어져 511억원의 기타수익을 올렸다. 김 COO는 "원화자금 운용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외환 상품 출시 시 외화자금 운용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기 중 순이자마진(NIM)은 2.18%로 전분기(2.36%)보다 18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김 COO는 "저원가성 위주의 수신을 확대해서 자금을 운용하는 새로운 전략 방향으로 예대율의 하락을 용인한 결과"라며 "연간 NIM은 지금 수준보다는 상승 조정해서 2.2%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24.4% 늘어 135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1분기 수수료 ·플랫폼 수익이 71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견줘 12.8% 증가했다. '신용대출 비교하기'에서 플랫폼 실행건수와 금액이 모두 2배 이상 증가했고 트래픽도 22% 증가한 327만건을 기록했다. 이밖에 광고 수익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0% 증가한 29억7000만원을 벌어들였다. 김COO는 "수수료·플랫폼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의 높은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31.6%를 달성하면서 지난해 말(30.4%)보다 더 늘렸다.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2%p 하락한 0.47%를 기록했다. 대손비용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취급한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가 올해 발생할 수 있어서 보수적으로 판단했다.

김COO는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선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슈퍼뱅크와 협업 중이며 조만간 그랜드 오프닝이 예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은 SCB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컨소시엄에 중국의 위뱅크가 업무제휴 파트너로 참여했다"며 "3사가 협의해 8월에 태국중앙은행에 인가 접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