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부산대 학칙 개정 부결 환영…강압적 조치 말아야"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7일 오후 부산대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린 가운데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산대 언론사 채널PNU 제공) 2024.5.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전국 의대 교수들이 부산대의 의대 증원 학칙 개정 부결을 환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로부터의 각종 불이익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도 불합리한 정책을 거부한 부산대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부산대의 결정은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법치주의 국가의 상식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지극히 온당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며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정책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의교협은 교육부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교육부는 혹시라도 시정명령 및 학생모집 정지 등의 강압적 행정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될 것이며, 현 정부 국정운영에서 중시하는 법과 원칙을 충실하게 따른 부산대 교무회의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의대 정원 증원의 과학적·절차적 타당성을 재검토해 지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선회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부산대는 지난 7일 '학칙 개정'을 불발시키는 방법으로 의대 증원을 막으려 시도했다. 의대 정원을 늘리려면 학칙을 개정해야 하는데 부산대는 이 학칙의 개정을 막는 방법으로 의대 증원을 저지하려 한 것이다. 학칙 개정 불발 사태에 대해 교육부는 "시정명령을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학생 모집 정지 등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국립대 의대도 학칙 개정 반대에 나설 수도 있어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전의교협은 이날 대한의학회와 함께 '과학성 검증위원회(가칭)'를 발족하고,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정책의 근거를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입학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의 근거가 된 자료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 30~50명으로 구성한 '과학성 검증 위원회'를 구성하고 검증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관련 학회의 추천을 통해 전문가단을 꾸리고, 이번 주 내로 전문가 위원회 구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