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 소비 줄자…우유업계, 음용유용 원유 구매 줄인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3일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각종 유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2023.11.03. /사진=

우유업계와 낙농진흥회가 해마다 진행하는 원유 기본 가격 협상에서 올해 처음으로 우유업계가 음용유용 원유 구매량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우유 시장 침체에 따라 우유 소비량과 업계의 음용유 사용량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조처다.

30일 정부와 우유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시작될 낙농진흥회의 원유 기본 가격 협상에서 우유업계가 구매하는 음용유용 원유 물량이 줄어든다. 원윳값 협상 과정에서 우유업계의 사용량을 반영해 구매 물량을 줄일 수 있도록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유업계는 매년 결정되는 용도별 원유 기본 가격을 토대로 낙농진흥회로부터 음용유용 원유와 가공유용 원유를 정해진 가격에 구매하고 있다. 음용유용 원유는 흔히 흰우유, 발효유 등에 사용되고 가공유용 원유는 치즈, 분유, 연유 등 가공 유제품에 쓰인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우유업계는 낙농가로부터 음용유용 원유 195만t, 가공유용 원유 10만t을 구매해야 했으나 물량에 변화를 줄 여지가 생긴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유 소비 감소에 따라 우유업계가 매년 사용하는 음용유용 원유량이 줄고 있는 현상을 고려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업계가 사용한 음용유량은 169만t으로 172만5000톤을 기록한 2022년 대비 2% 줄었다.


우유업계가 사야 하는 음용유용 원유 물량은 감소한 반면 가공유용 원유 구매량의 범위는 늘어날 전망이다. 정확한 물량 범위는 낙농진흥회와의 협상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정부, 업계 등은 가공유용 원유 구매량을 음용유용 원유 구매 감소량의 1.5배 정도 늘리는 것을 예상하고 있다. 이를테면 음용유용 원유 구매 물량이 100t 줄어들면 가공유용 원유는 1.5배인 150t을 더 살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가공유용보다 음용유용 원유가 과잉인 상황을 반영했다"며 "음용유용 원유 구매량이 줄면서 생길 수 있는 농가의 불이익 등을 고려한 조치로 용도별 차등가격제의 본래 목적인 국산 유가공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음용유용 원유 구매량이 줄면 가공유용 원유를 더 많이 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