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주장 선임→오히려 4할 맹타... '해결사' 캡틴 결승타 대폭발→"실투 안 놓쳤다" 만족 [부산 현장]

키움 송성문(오른쪽)이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3회 초 역전 적시타를 만들고 기뻐하고 있다.

캡틴으로 올라온 후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송성문(28·키움 히어로즈)이 오늘도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타를 터트렸다.

송성문은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팀의 4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전, 5타석 3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1회 초 첫 타석부터 롯데 선발 한현희에게 볼넷을 얻어나갔던 송성문은 다음 타석에서 팀에 리드를 안겨줬다. 3회 초 0-1로 뒤지던 키움은 선두타자 이주형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후 도슨의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다. 김혜성의 우측 2루타로 동점을 만든 키움은 여전히 무사 2, 3루라는 기회를 이어갔다.

여기서 출격한 송성문은 옛 동료 한현희를 상대로 0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하지만 실투성 변화구가 들어오자 놓치지 않은 그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냈다. 2루 주자 김혜성까지 홈을 밟으면서 키움은 3-1로 앞서나갔다.

키움 송성문이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3회 초 역전 적시타를 터트리고 있다.

이후 송성문은 5회와 7회 각각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9회 초 2사 1, 2루에서 볼넷을 골라나가 찬스를 이어갔고, 다음 타자 김재현의 안타가 나오며 키움은 5-1로 달아날 수 있었다. 경기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셈이다. 경기 후 홍원기 키움 감독도 "3회 김혜성의 동점타와 송성문의 역전 적시타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며 공을 치하했다.


송성문은 게임 승리 후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점수가 필요했다. 앞선 타자들이 출루를 잘해줬고, 안타로 연결시켜 다행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3회 결승타 상황에 대해 언급한 송성문은 "투 스트라이크까지 가는 과정에서 상대 투수(한현희)가 치기 어려운 코스에 공을 잘 던졌다. 실투가 들어온 걸 놓치지 않고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송성문에게 좋은 장면만 있던 건 아니었다. 3회 안타를 치고 나간 그는 한현희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고 말았다. 그는 "투수의 템포가 일정하다고 판단했는데 너무 급하게 스타트를 걸었던 것 같다. 내 판단 미스다"며 자책했다.

키움 송성문.

이날 경기 전까지 송성문은 시즌 60경기에 출전, 타율 0.328(198타수 65안타) 8홈런 42타점 29득점 OPS 0.913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타율 8위, 장타율 10위, OPS 12위 등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중이다. 그는 김혜성과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과 함께 키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커리어 첫 규정타석 3할 타율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내야 주전 자원인 김휘집을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할 수 있었다.

특히 송성문은 지난 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김혜성으로부터 주장직을 인계받았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이번 주장 교체는 김혜성 선수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 차원이다. 감독님이 송성문 선수에게 주장직을 요청했고, 선수가 받아들여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는 김혜성을 위한 배려였다.

이후 열린 7경기에서 송성문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29타수 13안타, 타율 0.448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내고 있다. 홈런은 2개, 타점은 11점을 올리는 중이다. 그야말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셈이다. 흔히 주장직을 맡으면 부담을 느끼는 선수들도 많지만, 송성문은 오히려 기록이 상승하고 있다.

키움 송성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