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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1000 돌파 확신, 혁신기업 성장판 역할 할 것"

[머투초대석]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머니투데이 대담=송기용 부국장, 정리=반준환 증권부 기자 |입력 : 2018.09.17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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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는 자본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코스닥에 방점을 둔 정책에 집중했다. 혁신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을 통해 자금을 공급받고, 이를 통해 이룬 성장과실을 다시 투자자들과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코스닥 벤처펀드와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출범 등 시장육성에 포커스를 둔 제도가 잇따라 나왔고 투자자 유인책도 보강됐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을 높이기 위해 증권거래세(0.3%) 면제(차익거래시), 벤치마크 지수 변경도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 코스닥의 성과는 부진한 편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뿐 아니라 네이처셀, 차바이오텍 사태 등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악재들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1월말 코스닥지수는 927.05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7월말 748선까지 밀린 후 현재는 830선으로 반등한 상태다.

올해 4월 한양대 교수 출신으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에 선임, 코스닥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는 길재욱 위원장을 만나 코스닥 시장의 최근 이슈와 풀어야 할 숙제를 물어봤다.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사진=홍봉진 기자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사진=홍봉진 기자


▶코스닥본부와 분리된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

-올해 코스닥본부와 코스닥위원회를 분리한 것은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혁신성 성장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받고 이들이 다시 해외로 성장해 나가는 사례가 많아야 한다. 이런 선순환을 위한 방향성을 코스닥위원회가 설정해야 한다.

위원장에 선임된 지 6개월째인데 기존에도 경력(한국증권학회 회장, 코스닥시장 공시위원회 위원장 등)이 있어 일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 과거에는 주로 시장을 이끄는 큰 정책방향에 집중해 왔는데 이제는 현장에서 오가는 세부적인 이슈에도 무게를 둔다.

코스닥시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자본시장의 퀄리티는 유지하면서 펀더멘탈을 강화하는 방침을 유지하려고 한다. 상장은 유연하게 허용하되 관리는 엄격히 하고 한계기업도 엄격히 퇴출하는 구조로 가겠다는 얘기다.

▶코스닥 재도약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나
-PER(주가수익비율)이나 PBR(주가순자산비율) 등 투자지표를 보면 현재 코스닥 은 크게 저평가 돼 있다. 바이오나 엔터테인먼트 등 한국 기업들의 포텐셜(가능성)에 대해서는 글로벌 투자자들도 높은 평가를 내리고 관심도 많다.

남북문제 등 디스카운트 요인이 30% 가량 된다고 보는데, 이것이 해소된다면 코스닥지수 1000 돌파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코스닥이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시장이 될 것이다.

▶코스닥 육성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과가 부진하다.

-연초만 해도 코스닥에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하반기 바이오 열풍이 불면서 코스닥지수는 800선을 넘었고 올 초에는 코스닥 벤처펀드 출범 등 시장 활성화 정책이 나오며 900선을 뚫기도 했다.

올해 1월 종합대책이 나온 후 지금까지 7~8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단기 성과가 부진하다고 정책실패를 논하기는 이르다.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테슬라요건(이익미실현 기업의 상장요건) 강화, 코스피와 코스닥을 결합한 KRX300 지수개발 등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어 현재는 다소 부진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재도약이 가능하다고 본다.

▶코스닥 벤처펀드도 평가가 엇갈리는데.

코스닥 벤처펀드는 미흡한 부분도 있으나 지금까지 개인 투자자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 기관과 외국인들의 관심을 높이는 효과가 컸다고 본다.

코스닥벤처펀드가 3조원 넘었고 지금은 주로 메자닌 등을 통해 기관자금이 유입되는데 기본으로 3년을 투자해야 세제혜택을 볼 수 있어 기관과 외국인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

코스닥의 기관, 외국인 투자비중은 지난해 한 자릿수였는데 현재는 14% 정도로 올라왔다. 지난 연말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상승이 이뤄지면서 기관과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영향도 있었으나 코스닥벤처펀드의 역할도 컸다.

한국시장에서 바이오업체들은 글로벌 수준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는다. 앞으로는 바이오에 이어 4차산업 혁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다.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사진=홍봉진 기자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사진=홍봉진 기자


▶최고투자책임자(CIO) 선임을 앞둔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도 관심사다.

-수년간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 투자성과가 좋지 못해서 국민연금이 진입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바이오를 비롯해 기관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안되는 시장이 형성돼 있다.

CIO가 선임되면 국민연금도 위탁운용과 직접운용 등 코스닥에서 다양한 투자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본다. KRX300 지수를 추종하는 위탁운용 펀드를 만드는 등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만 국민연금에 코스닥 비중확대를 요청하기 보다 시장을 건전하게 운영해 기관들이 스스로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바이오 업종의 R&D(연구개발) 비용 회계처리가 큰 이슈였다.

-회계감리 측면에서 바이오 업체에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금융당국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바이오 업종은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봐야 하는 업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마존도 초기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10년이 넘는 기간을 보고 바이오 섹터가 국가의 유망산업이라고 보면 감리나 외부감사 등에서도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금융투자 시장은 리스크를 감내하고 고수익을 얻기 위한 시장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현재의 상장심사 기준을 더 완화할 생각은 없나.

-현재 상장심사 기준은 적정한 수준이라 본다. 과거에는 적자를 내거나 설립 후 경력이 짧은 기업은 상장이 안됐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특례, 테슬라요건, 성장성 특례상장 등 다양한 채널이 마련돼 있다.

카페24처럼 아이디어와 비즈니스모델을 전문가들에게 인정만 받으면 자본시장 진입이 허용되는 구조다. 올 연말까지 이런 구조의 상장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카카오, 셀트리온처럼 코스닥 대표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했다.

-기업들의 판단에 따라 시장을 옮길 수 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이 앞으로 우리 증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바이오나 AI(인공지능), 콘텐츠 기업 등 성장형 기업은 코스닥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 나스닥 이전을 택한 펩시처럼 코스닥도 혁신기업, 유니콘 기업의 성장판이라는 인식이 생길 것이다. 앞으로 KRX300 ETF(상장지수펀드)나 지수옵션, 펀드 등이 추가로 나올 텐데 우량한 기업들은 코스닥에 남아있는 것이 더 유리하다.

▶해외기업의 코스닥 상장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

-미국 서부 컨퍼런스에서 바이오 업체들을 만나고 왔고 교포기업들도 방문했다.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많이 있었는데,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미국, 일본의 기업이나 한국기업의 해외 자회사를 상장유치하는데 주력할까 한다. 최근에는 신한은행과 함께 베트남 기업들을 만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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