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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게임 과몰입 해결한 괴짜 교장선생님

[피플]방승호 교장, 역발상 사고로 게임 활용 과몰입 치유 프로그램 개발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입력 : 2017.04.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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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
방승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
"하루 종일 게임만 하던 학생들이 게임이 재미없어졌다고 말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직업교육 특성화고교 아현산업정보학교. 이곳 교장 선생님은 유별나다. 10년 전 교감 시절에는 공립학교 최초로 e스포츠 게임단을 만들더니 지난해에는 게임으로 학생들의 게임 과몰입 문제를 치유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내놨다.

국내 최초 모험놀이 상담가이자 5집 앨범까지 발표한 가수인 방승호 교장(사진·56) 얘기다. 방 교장은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상담해 보니 게임 문제가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더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게임에 빠지게 되는 중학생 때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방 교장이 게임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기획한 게임 과몰입 치유 프로그램의 핵심은 게임이다. 게임 이용을 막기보다 오히려 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자는 역발상 사고의 결과물이다. 마포구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지난해 1~3기 교육이 이뤄졌다.

교육 초반에는 게임 해설가, 프로 게이머와 함께 게임만 즐기면서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반부터는 게임과 함께 게임 영어, 게임 인문학, 게임 글쓰기 등 게임과 관련된 수업을 병행했다. 상담 활동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영어, 인문학, 글쓰기 등 게임 외 활동으로 이어졌다. 문장 한 줄 쓰기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게임 전략과 소감에 대해 길게 적어냈다. 게임 이용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방 교장은 “학생들이 거부감이나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게임 위에 영어, 인문학, 글쓰기 등을 살짝 얹는 느낌으로 교육을 진행했다”며 “교육이 끝날 때 쯤에는 게임이 재미없다면서 다른 할 일을 찾는 학생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학생 단계에서는 치유 프로그램을 통한 교정이 가능하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교육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4~6월 실시한 1기 학생 16명 중 사전 설문 결과 13명이 인터넷중독 고위험·위험 사용군이었다. 교육 수료 이후 13명 중 8명이 일반 사용군으로 이동했다. 불과 2달 만에 이뤄진 변화다. 방 교장은 "올해 교육부터는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장기간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할 것"이라며 "게임 재능이 특출난 학생들은 e스포츠 구단에 소개해 프로게이머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과몰입에 대해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는데, 가정불화나 경제력 약화 등 이유로 그 의존이 불가능할 때 게임과 같은 다른 의존 대상을 찾는다"며 "가장 싸고 빠르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게임에서 그런 욕구를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 교장은 지난해 12월 청소년들의 올바른 게임문화 정착을 위한 게임 송 ‘돈 워리’(Don’t worry)를 발표했다. 아현정보학교 댄스팀 학생들과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지난달에는 5번째 저서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펴냈다. 이 책에는 게임 관련 사례별 상담 내용과 과몰입 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소회가 담겼다.

방 교장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5월부터 게임을 활용해 보육원 학생들의 흡연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면서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진욱
서진욱 sjw@mt.co.kr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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